[10월 1주차 주간브리핑] ‘위험자산 테크’ 탔던 비트코인…중동 갈등에 급락

의외의 한 주였습니다. 10월은 기분 좋은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는 ‘업토버(Uptober)’ 전망을 깨고 비트코인 가격이 일시적으로 6만달러 아래로 내려갔죠. 다행히 주말과 함께 반등을 시작해, 이 글을 쓰는 7일 오전 1시께에는 6만2600달러선에서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락의 핵심 요인은 다시 시작된 중동 갈등이었습니다.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침공하고 레바논의 친 이란 무장 정파인 헤즈볼라와 지상전을 시작하더니 결국 이란에게서 지난 2일 탄도미사일 세례를 받았죠. 미국 서부텍사스중질유(WTI) 가격이 4% 가까이 급등했고 나스닥과 다우존스 등 미국 주식시장도 2% 가까운 하락을 보였습니다. 반면 안전 자산인 금 가격은 0.7% 가량 올랐습니다.

1일 일본 수상 교체 여파로 우하향 행보를 보이던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6만4000달러를 회복하며 잠시 살아나는가 싶었지만, 이란의 미사일 발사 소식과 함께 6만2000달러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이더리움 가격은 2400달러선으로 급락했습니다.

약보합 상태로 횡보하던 비트코인 가격을 한 차례 더 떨군 것은 미국 대통령 조 바이든의 발언이었습니다. 그는 4일(현지시간) 중동 갈등에 대한 기자들과의 대화에서 탄도미사일을 맞은 이스라엘이 이란 정유 시설을 타격하는 것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스라엘 입장에서 맞았으니 당연히 보복에 나서겠지만, 그 대상이 이란 정유시설이라면 이 갈등은 중동 전쟁급으로 커질 수 있습니다. 바이든의 발언과 함께 이날 국제 유가는 5% 가까이 급등했습니다.

비트코인 가격이 반등한 것은 5일 나왔던 고용지표가 계기가 됐습니다. 사실 지난주는 화요일부터 4일 연속 고용지표가 발표됐는데, 대체로 상당히 활황이라고 할 수 있을만한 수치들이었습니다.

특히 5일 발표된 실업률과 9월 비농업 취업자수 같은 경우는 고용이 다시 강해지고 있다고도 해석 가능한 내용들이었습니다. 지난 9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고용이 위험하기 때문에 50bp 금리인하를 하게 됐다’고 밝힌 것과는 영 딴판인 상황이 진행되고 있는 셈입니다.

아무튼 금리는 이미 50bp를 내렸고, 미국 경제는 전혀 미동 없이 견조한 상태입니다. 미국 주식시장 등 위험자산 시장으로 투자금이 몰렸고, 비트코인도 일단 그 반사이익을 일부 보는 분위기입니다.

BTC·ETH·XRP 등 주요 코인들 지지선 확인 후 반등 중

일단 중동 갈등발 자산 하락은 일단락되는 분위기입니다.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리플(XRP) 등 시가총액 상위 주요 코인들도 지지선을 확인하고 일제히 반등하고 있습니다. 물론 여기서 이스라엘이 미사일 등을 이용해 이란에 반격한다면 시장은 다시 얼어붙겠지만 말입니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주 주요 사건 2개가 서로 엇갈리며 난처한 분위기입니다. 이스라엘의 반격은 전혀 예상하기 어려운 일이니 젖혀놓더라도, 다시 부활 조짐을 보이는 미국의 고용지표가 문제입니다. 미국 고용지표가 되살아나면 당연히 연준은 앞으로 추가적인 금리인하를 하기 어려워집니다. 명분이 없어지는 셈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비트코인 투자자들은 미국의 경기가 견조한 흐름을 보이는 것이 비트코인 가격에 좋을지, 아니면 연준의 대규모 금리인하로 달러 가치가 상대적으로 하락하는 것이 비트코인 가격에 좋을지를 판단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거시경제 상황과 상관 없이 기관투자자들이 비트코인 투자를 결정하면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자금이 유입된다면 가장 좋겠지만, 아직 그와 관련해 특별한 모멘텀은 없는 상태입니다.

이런 분위기에서 독특한 상승을 보인 알트코인들도 존재했습니다. 최근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솔라나의 하마 캐릭터 밈코인인 무뎅(MOODENG)은 이란 미사일 발사 당일에 30% 가격이 급등했습니다. 물론 밈코인 특성상 장기간 상승이 유지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입니다.

솔라나 기반 밈코인 팝캣(POPCAT) 역시 지난 주 신고가를 기록하며 상당한 수준의 상승을 보였습니다. 그밖에도 FTX 거래소 토큰인 FTT는 일주일동안 95%에 육박하는 가격 급등을 보였습니다. 이는 시가총액 상위 100개 암호화폐 대부분을 상회하는 수치입니다. 최근 FTX 일반 채권단에 채권 상황이 임박했다는 보도가 나온 것이 FTT 상승 이유로 추정됩니다.

불안해하며 오르는 시장…이스라엘, 이란에 반격은 언제?

우선 오늘(7일)은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중동 갈등을 일으킨지 1년이 되는 날입니다. 이날 이스라엘의 미사일 반격이나 중동 갈등 확전을 의미하는 중요한 메시지가 나올 수 있으니 유의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10일(목) 새벽에는 9월 FOMC 회의록이 공개됩니다. 사실 9월 FOMC 내용은 이미 연준 의사들이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통해 어느 정도 알려진 바 있지만, 의외의 내용이 공개되면 시장이 불안감을 느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날 밤 9시 30분에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와 미국 신규 실업수당청구건수가 발표됩니다. 물가 관련해서는 딱히 가격에 문제가 되는 돌발 상황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실업수당청구건수는 주목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11일(금) 밤에는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 발표가 있습니다.

주요 발언으로는 8일(화) 새벽과 12일(토) 새벽에 예정되어 있는 미국 FOMC 위원 미셸 보우먼 연준 이사의 공개 연설을 주목해볼만 합니다. 그는 9월 FOMC에서 유일하게 25bp 금리 인하를 주장했던 인물입니다. 그는 ‘자신의 생각이 옳았다’는 내용의 발언을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시장이 그의 말에 설득된다면 11월에 금리 동결을 예상하는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습니다. 물론 비트코인 가격에는 좋지 않은 흐름이 될 것입니다.

한치 앞을 예상하기 어려운 돌발 상황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럴 때는 비중을 보수적으로 운용하면서 대응하는 마음을 가지는 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럼 이번주에도 독자분들의 성공적인 투자를 기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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