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치러진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47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됐습니다. 세계 최강대국이자 경제 정책과 흐름을 좌우하는 미국의 수장이 바뀌면서 금융 시장에서는 ‘트럼프 트레이드’라고 불리는 수혜주들이 폭등했습니다. 암호화폐와 비트코인도 그 중 하나였죠.
개표 당일 6만7000달러선에 머물던 비트코인 가격은, 트럼프 후보가 격전지 6곳에서 앞서고 있다는 개표 결과가 발표되면서 서서히 오르기 시작해, 7만달러를 돌파했습니다. 다음 날인 6일에는 7만6000달러까지 상승했고, 10일에는 8만달러를 돌파했습니다.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로 폭발적인 자금 유입이 나타나면서 시장 매수세가 강해진 탓입니다. 비트코인은 대선 투표 일주일만인 오늘(11일)에는 8만2000달러선을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의 새로운 고점입니다.
트럼프의 당선과 비트코인의 상승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트럼프가 후보 시절 내놨던 암호화폐 관련 공약들을 살펴보아야 합니다. 그는 ▲취임 첫날 게리 겐슬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 해임 ▲비트코인을 국가 전략 준비자산으로 비축 ▲비트코인 자본이득세 폐지 ▲비트코인 채굴업 지원 ▲암호화폐 규제 완화 ▲대통령 소속 암호화폐 자문위원회 출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발행 금지 ▲실크로드 설립자 로스 울브리히트 감형 등 크게 8가지의 공약을 내놨습니다.
이중 가장 영향력이 큰 것은 비트코인을 미국의 전략적 준비자산으로 비축한다는 내용입니다. 이 선언은 대통령 입장에서는 별로 어려울 것이 없지만 그 자체로 비트코인의 위상을 격상시켜주는 의미가 있지요.
미국이 비트코인을 이렇게 대우한다면, 현재 비트코인을 전략적으로 사 모으고 있는 엘살바도르, 부탄 이외에 다른 국가들도 비트코인 매수를 고민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리적인 측면에서는 미국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20만 여 개의 비트코인이 시장에 매도 물량으로 튀어나오지 않도록 막아주는 의미도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신시아 루미스 미 상원의원은 5년간 100만개의 비트코인을 예비자산화하자는 법안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앞으로의 비트코인 가격은 어떻게 될까요? 이번 상승으로 비트코인은 메타(META)를 제치고 시가총액 세계 9위의 자산이 되었습니다. 이정도 덩치의 자산이 일주일만에 20% 오르는 것은 자주 있는 일은 아닙니다. 당연히 약간의 조정이 있을 수 있겠지만, 전문가들은 일단 당분간은 상승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11월 FOMC에서 미 연방준비제도의 제롬 파월 의장도 지난 9월 부터 시작된 금리인하 기조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상태라 투자 환경도 긍정적인 편입니다.
알트시즌 인덱스 지수 23→39로 급등
비트코인 상승도 기쁜 일이지만 글로벌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알트코인 상승에 좀 더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올해 이렇다 할 알트시즌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블록체인센터의 알트시즌 인덱스에 따르면 11월 2일 23까지 떨어졌던 알트시즌 인덱스는 9일 기준 39까지 급등했습니다.
이 지표는 최근 3개월 이동평균으로 시가총액 상위 50개 암호화폐의 상승률을 구합니다. 그리고 그 중 비트코인 상승률보다 높은 알트코인 개수를 추립니다. 알트시즌 인덱스가 75가 넘으면 알트 시즌입니다.
트럼프 당선 효과는 대표적 알트코인인 이더리움(ETH)에도 이어졌습니다. 이더리움은 최근 1주일 동안 29% 상승했는데, 올해 초부터 현재까지 상승분이 약 39.72%입니다. 올해 초부터 미국 선거 직전까지 10% 올랐는데, 트럼프 효과로 그보다 세 배 가량의 상승 효과를 본 셈입니다.
오래된 레거시 레이어1 알트코인인 카르다노(ADA) 역시 지난 한 주동안에 76.38%라는 기록적인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11일 기준 ADA의 올해 상승률은 -0.81%입니다. 연중 70%가 넘는 마이너스 성적을 기록하다가 트럼프 효과로 한 방에 보합 수준까지 가격이 끌어올려진 것입니다.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진 레이어1 코인들 중에서는 수이(SUI)가, 밈코인 중에서는 네이로(NEIRO)가 이번 주 신고점을 달성했습니다. 앞으로 비트코인 상승세가 길게 유지될수록 신고점을 갱신하는 알트코인들이 많아질 전망입니다.
CPI 등 거시경제 지표 발표…파월 연준 의장 연설 주목해야
이번 주에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생산자물가지수(PPI) 등의 거시경제 지표가 발표됩니다. 그러나 11월 FOMC에서 이미 연준이 장기적인 금리인하 시각을 가지고 있음이 확인되었기 때문에, 단발적으로 CPI가 높게 나오더라도 시장에 지대한 영향을 줄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입니다.
그보다는 14일 발표되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연설이 더 시장 변동성 측면에서는 주목됩니다. 현재 연준은 금리 결정 이외에도 양적긴축(QT) 중단이라는 시중 유동성 공급과 관련해 상당히 핵심적인 키를 쥐고 있는 상태입니다. 아직까지는 양적긴축 중단에 대한 세세한 조건이나 일정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12일, 13일에는 마라톤디지털, 비트팜스, 헛8, 비트코인 디팟 등 암호화폐 채굴기업들의 실적발표가 있을 예정입니다. 그럼 이번주도 독자분들의 성공적인 투자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