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가상자산이 최근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며 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정책 발표와 제롬 파월 의장의 발언이 투자 심리에 영향을 주며 주요 자산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19일 오전 8시 기준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BTC)은 전일 대비 5.25% 하락한 10만 577달러(약 1억 4605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전날 기록한 사상 최고가 10만 8300달러에서 약 7% 떨어진 수치다. 이더리움(ETH) 또한 5.9% 하락한 3641달러로 거래되었으며, 리플(XRP)은 8.7% 급락하며 2.33달러를 기록했다. 이 외에도 솔라나와 도지코인 등 주요 알트코인들이 7~9% 이상 하락하며 동반 약세를 보였다.
이번 하락의 배경에는 미 연준의 금리 정책이 자리 잡고 있다. 연준은 18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춰 4.25~4.5%로 조정했다. 그러나 내년 추가 금리 인하 전망이 기존 예상보다 축소된 2회로 발표되면서 시장 기대에 못 미쳤다. 파월 의장은 “금리 조정 속도에 더욱 신중을 기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에 도달하지 않으면 정책을 재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가상자산 시장을 크게 흔든 것은 파월 의장의 비트코인 관련 발언이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암호화폐 전략 비축 기금을 검토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 “그 문제는 의회가 판단할 사항이며, 연준은 관여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파월 의장은 “연준은 비트코인을 소유할 수 없다”는 점도 재차 강조하며, 암호화폐와의 거리를 분명히 했다.
이러한 발언 이전, 비트코인은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으로 급등세를 기록한 바 있다. 트럼프는 지난 12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이 암호화폐를 적극 수용하는 상황에서 미국도 암호화폐를 통해 전략적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발언해 시장의 기대감을 키웠다. 그러나 파월 의장의 부정적인 입장 발표로 가상자산 시장은 냉각되었고,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급락이 단기적인 차익 실현 매물 출회와 맞물려 가상자산 시장에 조정장이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다. 데이비드 라완트 팔콘엑스 리서치 책임자는 “연준의 신중한 금리 정책이 위험 자산에 부담을 주고 있으며, 정책 요인보다는 향후 몇 달간 시장 내부 요인이 더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더리움, 리플 등 주요 알트코인의 하락세도 가상자산 시장의 불안정을 반영하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이 금리 정책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해 왔던 만큼, 이번 조정이 금리 인하 기대감 감소와 투자 심리 악화의 복합적인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