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인 투자자 10명 중 3명꼴…덩치도 주식시장 넘본다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가 1500만 명을 돌파했다. 사진은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빗썸라운지 강남점 모니터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된 모습. 연합뉴스.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가 1500만 명을 돌파했다. 사진은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빗썸라운지 강남점 모니터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된 모습. 연합뉴스. 

‘트럼프 랠리’로 가상자산 시장이 3년 만에 불장을 되찾자, 10명 중 3명이 코인 투자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가상자산 거래 규모도 국내 주식시장과 맞먹는 덩치를 키우고 있다.

2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임광현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 수는 1559만 명이다. 전월 대비로는 61만 명 증가했다. 이는 국내 5대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계정을 보유한 투자자 수다. 우리나라 인구 약 5123만 명 중 30% 이상이 코인에 투자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같은 사람이 여러 거래소에 계정을 가진 경우를 중복 합산한 수치다.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 수는 △7월 말 1474만 명 △8월 말 1482만 명 △9월 말 1488만 명 △10월 말 1498만 명 등으로 매달 10만 명 안팎씩 늘다가 11월 들어 증가 폭이 대폭 늘었다. 비트코인 가격이 10월 말 1억 50만 원대(업비트 기준)에서 11월 말 1억 3580만 원대로 급등하는 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가상자산 시장이 상승세를 보이자, 신규 투자자가 대거 유입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국내 투자자들의 가상자산 보유 금액도 시가 평가 기준으로 지난달에 큰 폭 증가했다. 전체 보유액은 지난 7월 말 58조 6000억 원, 8월 말 50조 6000억 원, 9월 말 54조 7000억 원, 10월 말 58조 원 등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다가 11월 말 102조 6000억 원으로 뛰었다. 같은 기간 1인당 보유액도 300만 원대 수준을 이어오다 11월 들어 658만 원으로 급증했다.

투자 대기성 자금인 예치금은 11월 말 8조 8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예치금은 가상자산에 투자되지 않고 거래소에 보관된 자금 규모를 의미한다. 월별로는 7월 말 4조 9000억 원, 8월 말 4조 5000억 원, 9월 말 4조 4000억 원, 10월 말 4조 7000억 원에서 11월 말 눈에 띈 증가세를 보였다.

거래 규모도 국내 주식시장을 넘보고 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11월 중 14조 9000억 원에 달했다. 이는 같은 달 유가증권시장(코스피) 9조 9214억 원과 코스닥시장 6조 9703억 원을 합한 금액과 맞먹는 규모다. 앞선 하루 평균 가상자산 거래대금은 7월 중 2조 9000억 원, 8월 중 2조 8000억 원, 9월 중 2조 8000억 원, 10월 중 3조 4000억 원 등으로 집계됐다.

임 의원은 “가상자산 거래 규모가 주식시장에 필적하는 수준으로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며 “범정부 차원에서 가상자산 시장의 안정성을 제고하고 이용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건전한 시장 거래를 확립하기 위해 만반이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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