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이 항공기 엔진 조각투자에 나서는 등 혁신금융서비스 분야에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교보생명은 지난 21일, 금융위원회로부터 ‘항공기 엔진 기반 신탁수익증권 거래유통서비스’의 신탁사업자로 지정받았다. 이번 서비스는 항공기 엔진이라는 실물자산을 바탕으로 신탁수익증권을 발행하고, 이를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유통하는 구조다. 2019년 4월 도입된 금융위원회의 혁신금융서비스 제도는 기존 금융 규제로는 도입이 어려운 혁신적 서비스에 대해 일정 기간 규제 특례를 부여하는 제도다. 이번 지정 역시 이러한 제도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사업은 통합전자결제(PG) 솔루션 업체인 갤럭시아머니트리가 총괄하며, 교보생명이 신탁사업자로 참여한다. 갤럭시아머니트리는 항공기 엔진이라는 실물 자산을 매입하고 이를 신탁해 자산 유동화를 추진한다. 교보생명은 이 자산을 수탁해 전자 등록 방식으로 신탁수익증권을 발행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어 갤럭시아머니트리는 수익증권을 기반으로 한 토큰증권(STO)을 만들어 블록체인 분산원장 기술을 적용한다. 이를 신한투자증권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유통해 일반 투자자를 모집할 계획이다. 기존에 기관투자자만 접근할 수 있었던 항공 금융 시장이 일반 투자자에게까지 열리는 셈이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스페어 엔진 구매에 따르는 비용 부담 때문에 외국 리스사를 통해 운용리스 방식으로 엔진을 사용해왔다. 하지만 국내 리스 인프라가 없는 상황에서 해외 의존도가 높아 국부 유출 문제가 지속돼 왔다. 이번 서비스는 항공사 입장에서 비용 절감을 가능하게 하고, 동시에 운항 안정성 확보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반 투자자에게는 항공 산업과 연계된 새로운 투자 수단이자 안정성이 강화된 금융상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교보생명과 갤럭시아머니트리, 한국항공협회, 한국항공서비스, 브이엠아이씨(VMIC) 등이 참여해 해당 서비스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교보생명과 갤럭시아머니트리는 이르면 상반기 중으로 항공기 엔진 확보와 신탁수익증권 발행 등 세부 절차를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