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이어1 블록체인 ‘카이아(Kaia)’가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추진한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한국 디지털 자산 시장에 새로운 전환점이 마련되고 있다. 정부가 주도하는 법제화 흐름에 앞서 민간 기업이 먼저 시도에 나섰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카이아는 카카오의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과 네이버의 '라인 블록체인'이 통합되며 탄생한 한국 대표 퍼블릭 블록체인이다. 이번 발표는 이재명 대통령 취임 직후 나와 더욱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강한 정책 의지를 보여왔다.
이번 카이아의 행보는 법적 논쟁을 피해가기 어려운 구조다. 현행 한국 헌법은 화폐 발행 권한을 한국은행에 독점적으로 부여하고 있어, 원화와 1:1 연동된 민간 화폐는 제도적 공백 속에 있다. 그러나 카이아는 “기술적 가능성과 사용처 확대에 대한 실험”임을 강조하며, 정책 전환을 유도하는 선제적 행보로 해석되고 있다.
시장은 빠르게 반응했다. 6월 9일 카카오페이 주가는 전일 대비 30% 가까이 급등하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스테이블코인이 본격 도입될 경우, 결제 인프라를 보유한 플랫폼 기업들이 직접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정치권도 이에 호응하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은 디지털자산 기본법 발의를 앞두고 있으며, 새로 임명된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민간이 주도하는 스테이블코인 모델이 필요하다”는 기존 발언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향후 과제로 한국은행 및 금융당국과의 제도 조율, 준법적 설계 기반의 기술 모델 정립, 거래소 및 결제 인프라 연계 등을 꼽는다. 무엇보다도 “정부의 정책 메시지가 구체적 로드맵으로 이어져야 민간의 시도가 생태계로 확장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카이아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실험은 단순한 프로젝트를 넘어, 대한민국이 디지털 통화 시대에 어떻게 진입할 것인지에 대한 실질적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