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격 여파로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대표 암호화폐 비트코인이 10만 달러 선 아래로 무너졌고, 이더리움과 리플(XRP) 등 주요 코인들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22일(현지시간)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 소식이 전해진 직후, 비트코인 가격은 급락세를 나타내며 심리적 지지선인 10만 달러가 붕괴됐다. 가상자산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우리 시간 23일 오전 6시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3.14% 하락한 9만 9,591달러에 거래 중이다. 이는 지난달 8일 이후 한 달 반 만에 10만 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비트코인은 한때 11만 9,900달러까지 상승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지만, 이번 중동 긴장 고조로 인해 최고가 대비 10% 넘게 하락한 상황이다.
시장 분석가들은 이 같은 하락의 배경으로 이란의 보복 가능성과 미국의 추가 공습 가능성을 꼽고 있다. 초기에는 가격이 10만 2천~10만 3천 달러 선에서 버텼지만,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며 매도세가 강화됐다.
포브스는 "이란 의회가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폐쇄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보도하며, 실제 봉쇄로 이어질 경우 글로벌 에너지 시장 및 금융시장 전반에 충격파가 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에프엑스프로(FxPro)의 알렉스 쿱치케비치 수석 시장 분석가는 “중동 사태가 인접 국가로 확산되거나 이란이 해협 봉쇄에 나설 경우, 전 세계의 위험 회피 심리가 더 강해질 수 있으며, 이는 비트코인뿐 아니라 모든 위험 자산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다른 주요 가상자산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더리움은 9.24% 급락한 2,176달러, XRP는 6.13% 하락한 1.95달러로 각각 거래되고 있다. XRP는 2달러 선마저 무너진 상태다.
한편, 코인마켓캡이 집계한 '가상자산 공포·탐욕 지수'는 43점을 기록하며 '중립' 단계에 머물렀다. 해당 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인 공포, 100에 가까울수록 과도한 낙관을 뜻하며, 투자 심리를 가늠하는 참고 지표로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