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나무가 자체 블록체인 '기와(GIWA)'를 앞세워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로 K-금융을 확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기와체인을 중심으로 미래 금융 인프라를 구축해 가상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는 미래 금융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오경석 두나무 대표는 9일 서울 강남구 한 호텔에서 열린 '업비트 D 컨퍼런스 2025' 기조연설에서 "거래소를 넘어 블록체인과 지갑, 수탁까지 아우르는 금융 인프라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 대표가 취임 후 공식석상에 등장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오 대표는 "많은 사람들이 블록체인을 금융의 미래라고 주장한다"며 "특히 스테이블코인이 블록체인과 현실 금융을 연결하는 게이트웨이가 되면서 금융은 미래의 모습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날 최초로 공개한 기와체인으로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및 유통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기와체인은 이더리움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개발된 레이어2(L2) 블록체인이다. 거래내역을 한꺼번에 모아 처리하는 방식을 택해 속도를 높이고 수수료를 줄였다. 또 금융기관이 손쉽게 채택할 수 있도록 고객신원확인(KYC)과 자금세탁방지(AML)을 고려해 설계했다. 오 대표는 "기와는 금융 친화적인 블록체인"이라며 "업비트의 스테이킹(가상자산 예치) 운영 경험을 통해 안정적으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유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 대표는 기와체인과 함께 가상자산을 보관하기 위한 웹3 지갑 '기와월렛'도 선보였다. 기와월렛은 이메일 주소만으로 쉽게 로그인할 수 있고 이더리움·베이스·옵티미즘·아비트럼·폴리곤·아발란체 기반 자산을 한번에 관리할 수 있다.
이날 두나무가 자체 블록체인과 월렛 등을 한꺼번에 공개한 것은 최근 원화 스테이블코인 논의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발 빠르게 인프라를 선점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오 대표는 “업비트는 지난해 기준 현물 거래 금액이 1740조 원으로 국내 1위 거래소일 뿐 아니라 전세계 4위 안에 드는 거래량을 기록했다”며 “누적 가입자 수 1200만 명, 초당 2만 건 거래 체결 인프라를 갖춘 만큼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지원하면 한국 금융이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로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도 요구했다. 오 대표는 “미국 1위 거래소는 현물뿐 아니라 파생상품까지 취급하며 글로벌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지만 한국은 제약이 여전하다"며 “제도적 뒷받침이 마련된다면 두나무가 국가대표 금융 인프라 기업으로 글로벌 무대에서 당당히 경쟁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도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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