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비트코인(BTC) 채굴 장비 제조사 카넌(Canaan)이 일본 전력망 안정화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4.5메가와트(MW) 규모의 채굴용 ASIC(채굴 전용 집적회로)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암호화폐 채굴 기술이 전력 수요-공급 균형 조정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카넌은 이번 프로젝트에서 새로운 수냉식 채굴기 ‘Avalon A1566HA-488T’를 공급하며, 실시간 전력망 부하 조절과 에너지 효율 최적화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해당 장비는 클럭 주파수와 전압, 해시레이트를 자동으로 조절해, 전력 수급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도록 설계됐다. 카넌은 이와 함께 채굴기의 오버클럭과 언더클럭을 제어해 현지 전력망에 안정적으로 부담을 줄 수 있도록 했다.
카넌의 CEO 장난겅(Nangeng Zhang)은 “이 시스템을 갖춘 채굴기를 통해 전력 업체는 '디지털 부하 조절기'로서 비트코인 채굴을 활용할 수 있다”며 “에너지 지속가능성과 전력망 효율성을 동시에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일본 프로젝트가 지난해 네덜란드에서 진행된 유사한 이니셔티브의 연장선이라고 덧붙였다.
전력망 부하 조절(grid balancing)은 발전과 소비 간의 불균형을 실시간으로 조정해 주파수와 전압을 정상 범위로 유지하는 기술이다. 특히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발전량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네트워크 안정화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채굴 산업은 이러한 맥락 속에서 빠르게 전력 수요를 증가·감소시킬 수 있는 ‘컨트롤 가능한 수요’로 각광받고 있다.
최근 브라질 태양광 발전업체 토펜(Thopen)은 잉여 전력을 활용하기 위해 비트코인 채굴에 진출할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디지털자산연구소는 올해 초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 채굴이 미국 텍사스의 전력망 비용을 최대 180억 달러(약 2조 4,300억 원) 절감시켰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일본 사례는 암호화폐 채굴 기술이 단순 수익창출 수단을 넘어, 에너지 인프라의 일부로 변모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시시각각 변하는 공급과 수요 사이에서 채굴 산업이 다시금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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