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이자 지급을 금지하거나 제한할 경우, 글로벌 디지털 금융 경쟁에서 중국에 뒤처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스테이블코인이 단순 결제 수단을 넘어 디지털 머니 인프라로 진화하는 상황에서, 이자 지급 여부가 국가 간 경쟁력을 가르는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더블록에 따르면 코인베이스 최고정책책임자(CPO) 파리야르 시르자드는 최근 “중국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인 디지털 위안화에 이자를 허용한 것은 국가 간 디지털 머니 경쟁이 본격화됐다는 신호”라며 “미국도 스테이블코인 이자 지급 문제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미국 상원에서 논의 중인 디지털자산 시장 구조 법안인 CLARITY Act 협상 과정에서 스테이블코인 이자 지급 문제가 뒷전으로 밀릴 경우, 미국이 글로벌 디지털 금융 주도권을 상실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스테이블코인이 사실상 달러 기반 디지털 예금 역할을 수행하는 만큼, 이자 지급을 전면 차단하는 규제는 사용자 선택권과 혁신을 동시에 제한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중국은 이미 한발 앞서 움직였다. 중국 인민은행은 최근 디지털 위안화(CBDC) 지갑 잔액에 대해 이자를 지급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운영 지침을 발표했다. 기존의 ‘디지털 현금’ 개념에서 벗어나, 디지털 예금에 가까운 통화로 성격을 확장한 것이다. 이는 결제 인프라와 통화 정책을 동시에 장악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이자 지급 여부를 단순한 소비자 혜택 차원이 아닌, 디지털 통화의 글로벌 표준 경쟁으로 보고 있다.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그동안 국제 결제와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 핵심 역할을 해왔지만, 규제가 과도해질 경우 사용성과 매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틈을 타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권 디지털 통화 생태계가 빠르게 확장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정책은 이제 안정성과 경쟁력 사이의 선택지에 놓였다. 이자 지급을 둘러싼 정책 방향은 단순한 규제 논쟁을 넘어, 향후 글로벌 디지털 머니 질서의 주도권을 가르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