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 기업 맥도날드가 이더리움(ETH)의 시가총액을 일시적으로 추월했다. 전통 소비재 대기업과 글로벌 스마트컨트랙트 플랫폼의 가치가 역전된 이번 장면은 단순한 순위 변동 이상의 상징성을 갖는다.
최근 미국 증시에서 맥도날드 주가는 견조한 실적과 방어주 선호 흐름을 타고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에 따라 맥도날드의 시가총액은 약 2400억 달러 안팎까지 확대됐다. 반면 이더리움은 가격 조정을 겪으며 시가총액이 비슷한 수준 또는 그 아래로 내려왔다. 그 결과 자산 시가총액 순위에서 맥도날드가 이더리움을 앞서는 구도가 연출됐다.
시가총액은 기업의 경우 발행 주식 수에 주가를 곱해 산출하고, 암호화폐는 유통 물량에 가격을 곱해 계산한다. 계산 방식은 단순하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는 전혀 다르다. 맥도날드는 매출, 영업이익, 배당, 현금흐름 등 실물 경제 지표를 기반으로 평가된다. 이더리움은 네트워크 사용성, 디파이(DeFi) 및 스테이블코인 결제 인프라, 레이어2 확장성, 시장 심리 등 복합적인 요인이 가격을 결정한다.
이번 역전은 최근의 ‘리스크 오프’ 흐름과도 맞물린다. 금리 불확실성,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암호화폐 규제 이슈 등으로 투자 자금이 변동성이 높은 자산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대형 소비재 주식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암호화폐 시장은 최근 몇 달간 가격 조정과 거래량 둔화를 동시에 겪으며 변동성이 확대됐다.
그러나 이를 두고 이더리움 생태계의 구조적 약화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이더리움은 여전히 글로벌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 핵심 인프라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주요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유통, 탈중앙화금융 서비스, 토큰화(RWA) 프로젝트 상당수가 이더리움 또는 그 확장 네트워크 위에서 돌아간다. 시가총액은 가격 변동에 따라 빠르게 순위가 바뀔 수 있는 지표다.
오히려 이번 사례는 전통 금융과 디지털 자산 시장의 ‘가치 비교 프레임’이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보여준다. 과거에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초대형 기술기업과 비트코인의 시총 비교가 화제가 됐다면, 이제는 글로벌 외식 기업과 스마트컨트랙트 플랫폼이 같은 선상에서 논의된다. 디지털 자산이 제도권 자산군과 동일한 비교 대상이 됐다는 점에서 상징적 의미가 크다.
한편 시장에서는 이더리움의 향후 방향성을 두고 네트워크 수수료 수익, 레이어2 성장 속도, 기관 자금 유입 여부가 핵심 변수로 거론된다. 동시에 전통 기업들의 주가 역시 경기 둔화와 소비 위축 가능성에 따라 재평가될 여지도 있다.
‘빅맥’과 ‘블록체인’의 시총 역전은 단순한 숫자 게임이 아니다. 이는 글로벌 자본이 어디에 안정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기대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바로미터다. 그리고 그 선택은 언제든 다시 뒤바뀔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