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이 위안화(RMB) 연동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승인 없는 실물자산(RWA) 토큰화를 전면 금지하는 공동 규제 고시를 발표했다. 2026년까지 관련 행위를 불법 금융활동으로 명확히 규정하고, 사전 승인·감독 체계 밖에서 이뤄지는 모든 시도를 차단하겠다는 방침이다. 디지털 자산을 둘러싼 글로벌 제도화 흐름과는 결이 다른, ‘통제형 블록체인 전략’을 재확인한 셈이다.
이번 조치는 중국 인민은행(PBOC)을 비롯한 복수의 금융 규제기관이 공동으로 내놓은 고시 형식으로 발표됐다. 핵심은 두 가지다. 첫째, 당국의 명시적 승인 없이 위안화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유통하는 행위를 금지한다는 점이다. 둘째, 부동산·원자재·채권·지분 등 실물자산을 토큰화하는 RWA 사업 역시 사전 인가 없이 추진할 경우 불법 금융활동으로 간주한다는 것이다.
중국은 이미 2021년 이후 가상자산 거래와 채굴을 전면 금지하며 강경한 기조를 유지해 왔다. 이번 고시는 스테이블코인과 RWA까지 규제 범위를 구체화했다는 점에서 한층 정교해진 통제 모델로 평가된다. 특히 위안화 스테이블코인을 별도로 명시한 것은 통화 주권과 자본 통제라는 전략적 목표를 분명히 드러낸 대목이다.
중국의 궁극적 지향점은 디지털 위안화(e-CNY)를 중심으로 한 중앙집중형 디지털 통화 체계다. 민간이 발행하는 위안화 연동 스테이블코인이 확산될 경우, 자금 흐름 추적·통화량 관리·자본 이동 통제 등 기존 정책 수단이 약화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RWA 토큰화 역시 자산의 국경 간 이동과 유동화를 가속화해 금융 안정성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흥미로운 지점은 글로벌 흐름과의 대비다. 미국과 홍콩, 중동 일부 지역에서는 스테이블코인과 토큰화 자산을 제도권으로 흡수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은행과 자산운용사가 직접 토큰화 채권과 펀드를 발행하고, 규제 당국은 라이선스 체계를 마련해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방식이다. 반면 중국은 민간 주도의 디지털 자산 실험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국가가 설계한 인프라 안에서만 허용하는 구조를 택했다.
이는 아시아 디지털 자산 지형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위안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이나 중국 내 RWA 프로젝트를 염두에 둔 해외 사업자들은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 동시에 홍콩이나 싱가포르, 중동 등 상대적으로 개방적인 지역으로 사업 거점이 이동하는 흐름이 가속화될 가능성도 있다.
결국 중국의 선택은 ‘개방형 혁신’이 아니라 ‘주권형 통제’에 가깝다. 블록체인 기술 자체는 활용하되, 통화와 자산의 디지털화는 국가가 설계한 울타리 안에서만 허용하겠다는 메시지다. 2026년까지 이어질 이번 규제 강화는 글로벌 스테이블코인·RWA 시장의 세력 재편을 촉발하는 또 하나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