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월째 금 사들이는 중국 ‘탈달러’ 가속 신호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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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15개월 연속 금을 순매수하며 외환보유 전략의 무게추를 다시 금으로 옮기고 있다. 미·중 갈등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달러 중심 금융질서에 대한 구조적 대응이라는 해석이 힘을 얻는다.

중국인민은행은 1월 말 기준 금 보유량이 7419만 온스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월보다 4만 온스 늘어난 규모다. 2024년 4월까지 18개월 연속 금을 매입한 뒤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갔지만, 같은 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다시 15개월 연속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한 해 증가한 금 보유량만 86만 온스에 달한다.

매입 주체는 중국의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이다. 중앙은행의 금 매입은 단기 차익을 노린 투기적 수요와 결이 다르다. 통화 신뢰도와 국가 전략에 직결된 장기 포지션이라는 점에서 시장이 받아들이는 무게도 다르다.

이번 금 매입 확대는 단순한 자산 다변화를 넘어선 신호로 읽힌다. 미·중 기술 패권 경쟁과 관세 갈등, 반도체 수출 통제 등 지정학적 긴장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달러 자산 비중을 낮추고 금을 늘리는 선택은 제재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금은 특정 국가의 신용에 기반하지 않는 실물 자산이며, 국제 결제망이나 금융 인프라의 통제를 받지 않는다. 정치적 중립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또 다른 배경은 위안화 신뢰도 방어다. 위안화 국제화는 중국의 장기 전략이지만, 글로벌 준비통화로서의 위상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금 보유 확대는 외환보유고의 질을 높이고, 위기 시 방어 여력을 키우는 수단이 된다. 브릭스(BRICS) 국가 간 무역 결제에서 자국 통화 사용을 확대하려는 흐름과도 맞물린다.

중국은 최근 몇 년간 미국 국채 보유 비중을 점진적으로 축소해 왔다. 달러 자산을 줄이면 대체 자산이 필요하다. 그 공백을 메울 수 있는 대표적 수단이 금이다. 중앙은행 차원의 지속적 매입은 국제 금 가격의 하방을 지지하는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 흐름은 디지털 자산 시장에도 시사점을 던진다. 실물 금의 전략적 가치가 부각될수록 금 기반 토큰화 자산, 이른바 ‘골드 RWA(실물자산 토큰화)’의 설득력도 높아질 수 있다.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글로벌 디지털 결제 인프라의 핵심으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금을 기초로 한 디지털 자산이 대안적 가치저장 수단으로 부상할지 주목된다.

중국의 금 매입은 단순한 숫자의 증가가 아니다. 달러 패권에 대한 완만한 균열, 통화 질서 재편 가능성, 그리고 실물자산 기반 디지털 금융의 확장이라는 복합적 흐름이 교차하는 지점이다. 금고에 쌓이는 금괴는 조용하지만, 그 함의는 결코 가볍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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