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싱가포르 기반 디지털 자산 플랫폼 SBI Digital Markets(SBIDM)이 지적재산권(IP)을 기초자산으로 한 실물자산(RWA) 토큰화 채권 2건의 발행을 완료했다. 하나는 음반을 담보로 한 3천만 달러 규모 거래이며, 다른 하나는 공연권을 기초로 한 채권이다. 두 거래 모두 2025년 만기로 설계됐다.
이번 발행은 단순한 ‘토큰 실험’이 아니라 기관 투자자를 주요 대상으로 한 구조화 금융 상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SBIDM은 일본 금융그룹 SBI Holdings 산하 디지털 자산 플랫폼으로, 전통 금융권의 채권 구조 설계 역량을 블록체인 기반 발행 방식에 접목해왔다.
SBIDM의 CK Ong CEO 대행은 시장에 토큰화 상품에 대한 과열 기대가 존재하지만, 자사는 발행자와 투자자를 위한 구조적 안전장치와 규제 체계를 우선해왔다고 밝혔다. 이번 거래는 지적재산권과 고급 자산 담보 채권을 기관 기준에 맞춰 구성할 수 있는 역량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설명이다.
음악 저작권을 담보로 한 채권은 새로운 자산군이 아니다. 2025년 Financial Times 보도에 따르면, 스타들의 음악 저작권을 기초로 한 일반 채권 발행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올해 1~3분기 동안 약 44억 달러 규모가 발행된 것으로 추산된다. 발행 주체로는 Blackstone, Carlyle Group, Michigan State Retirement System 관련 운용사 등이 거론된다. 이미 글로벌 기관 자본은 음악 IP를 안정적 현금흐름 자산으로 평가하고 있는 셈이다.
차이는 ‘형태’에 있다. 기존은 사모채 또는 전통 채권 구조였다면, SBIDM은 이를 디지털 토큰 형태로 발행했다. 블록체인을 활용해 권리 이전과 유통 과정을 효율화하고, 향후 분할·2차 거래 확장 가능성을 열어둔 구조다.
이 사례는 RWA 시장에 세 가지 시사점을 던진다. 첫째, IP 자산의 금융화가 한 단계 고도화되고 있다. 음악 저작권과 공연권은 스트리밍·공연 수익이라는 비교적 예측 가능한 현금흐름을 창출한다. 이는 채권 구조와 결합하기에 적합한 자산 특성이다. 둘째, 토큰화의 중심이 개인 투자자 대상 실험에서 기관 중심 구조화 모델로 이동하고 있다. 셋째, 전통 사모채 시장이 디지털 채권 시장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현실화되고 있다.
한국 시장에도 의미는 적지 않다. K-콘텐츠의 글로벌 위상이 높아진 상황에서 음악·영상·IP 자산을 토큰화해 구조화 채권 형태로 발행하는 모델은 충분히 현실적인 시나리오다. STO 제도화 논의가 본격화되는 시점에서, 콘텐츠 IP 기반 RWA는 부동산·금·인프라를 넘어서는 새로운 영역이 될 수 있다.
토큰화의 본질은 기술이 아니다. 어떤 자산을 기관 기준에 맞게 구조화하고, 규제 틀 안에서 신뢰를 확보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이번 SBIDM의 음악 IP 토큰 채권은 그 방향성을 분명히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