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논의가 지연되는 사이 글로벌 규제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한국이 시장 주도권을 잃을 수 있다는 경고가 국회에서 제기됐다. 스테이블코인 제도화가 속도를 내는 해외와 달리 국내는 여전히 ‘설계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다.
“더 늦으면 뒤처진다”…국회서 나온 경고
국회 세미나에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둘러싼 지연 문제를 두고 우려가 집중됐다. 김태림 법무법인 액시스 대표변호사는 통화주권과 금융안정 우려를 이유로 입법이 늦어지는 것이 적절한지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의 ‘지니어스 법안’과 영국의 규제 체계 시행이 가시화된 만큼, 한국도 스테이블코인 규제 확립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용환 전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역시 디지털자산기본법, 이른바 가상자산 2단계 입법 논의가 6월 지방선거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을 언급하며 “지금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않으면 글로벌 시장에서 뒤처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한국은 관련 법안이 국회 정무위원회 심사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2024년 대선 공약 이후 1년 넘게 논의만 이어지는 상황이다.
은행 중심 구조 vs 업계 반발
핵심 쟁점은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다. 정부는 ‘은행 중심(지분 50%+1주)’ 구조를 통해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업계는 이런 구조가 시장 위축과 비효율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미 국내 시장에서는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연간 거래대금 약 57조 원 규모로 자리 잡으며 사실상 주도권을 확보한 상태다. 규제가 정비되지 않은 사이 해외 발행사들이 실질적인 영향력을 키워온 셈이다.
한국은행 역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우선시하며 스테이블코인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어 정책 방향은 여전히 엇갈린다.
“발행 논쟁 넘어서야”…결제 인프라 확대 필요
전문가들은 단순히 발행 주체 논쟁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온체인 결제망과 실물자산토큰화(RWA), 토큰증권(STO)까지 포함한 통합 구조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유제훈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은 “발행자 중심 논의에서 벗어나 실제 활용 가능한 결제 인프라 구축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스테이블코인을 단순 결제 수단이 아닌 디지털 금융 인프라로 확장해야 한다는 의미다.
법안 논의 재개 여부가 분수령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지방선거 직후 디지털자산기본법을 정식 심사 안건으로 올려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속도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결국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은 ‘규제 안정성’과 ‘시장 경쟁력’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문제가 됐다.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규제와 시장이 빠르게 정착하는 상황에서, 한국이 지금의 지연 국면을 벗어나지 못할 경우 디지털 자산 주도권을 해외에 넘길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토큰분석] 미국 암호화폐 법안 분수령…은행권 "스테이블코인 수익 허용은 규제 회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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