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보는 매크로, 사이클, 그리고 가격 책정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몇몇 친구들이 "매크로 환경을 무시하고 미시만 분석하면 안 된다"고 조언해줬는데, 이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이번 사이클에서 코인판에 좀 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크립토가 매크로랑 얼마나 밀접하게 엮여 있는지 다 알지.
내가 하는 건 단순히 온체인만 보고 매크로를 무시하는 게 아니야. 온체인에서 먼저 구조적 시그널을 보고, 그 다음에 매크로 감정(센티먼트)로 검증하는 식이지. 좀 더 풀어서 말하자면 이렇다:
우리는 시장이 '이벤트'가 아니라 '기대감'을 거래한다는 걸 다 알고 있지. 그래서 이렇게 전개돼:
매크로가 기대감을 만든다 → 기대감이 감정에 영향을 준다 → 감정이 행동을 만든다 → 행동이 수요와 공급을 바꾼다 → 수요와 공급이 가격을 결정한다 (이 과정은 상호작용도 있어)
우리가 매크로 경제, 통화정책을 분석하는 건 기대감을 미리 포착하려는 거지만, 시장 해석은 늘 복잡하고 멀티스레드야. 일반 투자자가 매크로를 미리 예측해서 트레이딩하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지.
그래서 우리는 온체인 데이터를 통해 참여자 감정과 행동 변화를 관찰하고, 다시 매크로 이벤트로 인한 기대감을 역으로 검증해. 그걸로 트레이딩의 확률적 판단력을 높이는 거지.
매크로가 트레이딩에 얼마나 중요한지 얘기 나왔으니, 지난 베어장 후반부에 매크로 리스크와 리스크 자산 시장에 어떤 영향이 있었는지 정리해볼게.
2022년 9월~2023년 3월:
1. 연준이 무려 75bp씩 연속으로 금리 인상, 반년 동안 총 175bp 올려서 위험자산 유동성 싹 빨아감.
2. 금리 인상 후폭풍 터짐. FTX 대폭발, 실리콘밸리은행·시그니처·실버게이트 등 크립토 친화 은행들 줄파산.
3. 2023년 초에도 코어 CPI가 5.5% 이상, 연준은 금리 인하 여력 전혀 없음.
4. 러-우 전쟁이 에너지/식량 공급망 때려서 유럽은 가스 대란 직면.
타임머신 태워서 이 시점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매크로만 보면 "여기가 바닥이다"라고 절대 못 느꼈을 거야. 그래서 그때 대부분 리테일은 "신저점 깬다", "BTC 8천불 간다" 이런 얘기만 했지.
근데 결과적으로 저 구간이 바로 '깊은 베어에서 점점 벗어나면서 베어/불 전환 구간'이었잖아.
2026년 5월 리스크 환경은?
1. 지정학 이슈로 유가 급등, 인플레가 2.4%까지 내렸다가 다시 급반등.
2. 인플레 재상승, 주거·식품 인플레도 동반 반등, 에너지 충격보다 더 골치 아픈 확산형 인플레.
3. 연준은 진퇴양난, 4월 회의에서 금리 동결했지만 FOMC 위원 4명이 반대, 시장은 "선인하 후인상" 비선형 경로를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
4. 엔화 금리 인상 압박, 미증시 고점+AI 버블 조정 리스크.
하나하나 풀어 쓰면 장문 나올 이슈들이고, 지금 모두가 알면서도 불안해하는 매크로 불확실성이지.
그래서 아직 베어장인 거고, 불마켓은 아닌 거야. 모든 베어장에는 각기 다른 역사적 배경과 임팩트가 있고, 베어장인 데에는 이유가 있어.
하지만 반대로, 인플레·지정학·재정·통화 문제 전부 해결되고 불확실성 해소되면, BTC가 여전히 지금 이 가격일 거라 생각해?
2022년 9월~2023년 3월, 그 당시 매크로만 보면 바닥일 거란 확신 없었지만, 그게 곧 바닥이었잖아. 지금이라고 100% "여기가 바닥이 아니다" 확신할 수 있나?
비관적이어도 되고, 하방을 본다 해도 좋아. 근데 네가 2주, 2달, 2년 중 얼마를 보고 숏을 치는 건지 말해줘.
만약 2년 본다면, 그냥 미국 국채 사는 게 낫고, 코인판은 안 맞아. 너의 리스크 성향이 너무 낮으니까, 원금 보장 상품이 더 맞지.
나는 롱 관점인데, "롱텀 포지션" 관점에서야. 2년 뒤 BTC가 지금보다 더 싸다고는 생각 안 하거든.
이건 모순이 아니고, 단지 보는 레벨이 다를 뿐(숏 관점은 이미 RMMPC, 거래소 CVD, USDC 환율, 코인베이스 프리미엄으로 분석했음).
지금 악재도 많지만, 호재도 분명히 존재하지 않을까?
예를 들면: 4~5월 초 ETF 대규모 순유입, MSTR 계속 매수, 옵션 마켓 기관들 푸드(put) 네이키드 셀링, 장기 홀더 순보유량 사상 최대치...
7만불 부근에서 들어온 이 돈들이 지금 매크로 리스크를 모를까? 구조적 리서치 역량이 리테일보단 떨어질까?
절대 아니지. 기관은 자금, 리스크 관리, 정보, 툴 등에서 리테일과 본질적으로 다르니까, 당연히 보는 각도와 레이어가 다를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