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2위 스테이블코인인 USDC를 운영하는 써클(Circle)이 IPO(기업공개)를 중단하고 코인베이스(Coinbase) 또는 리플(Ripple)에 매각하는 방안을 비공식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9일(현지시간) 블록체인 전문 매체 크립토폴리탄에 따르면, 써클은 올해 4월 초 IPO 서류를 제출했으나, 실질적인 진행이 없는 상태에서 매각 가능성을 열어두고 코인베이스와 리플에 제안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써클은 약 50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표면상은 IPO 추진… 실상은 ‘계획만 존재’
써클 측은 여전히 IPO 추진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지만, 로드쇼나 투자자 유치 등의 실질적 활동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IPO 계획이 “서류상의 구상에 그칠 수 있다”며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코인베이스와 써클, ‘사실상 한 몸’
써클과 코인베이스는 오랜 시간 끈끈한 협력 관계를 유지해왔다. 양사는 2018년 USDC를 공동 발행한 센터 컨소시엄(Centre Consortium)을 설립했고, 협력이 공식 종료된 이후에도 지분 보유 및 수익 공유 체계를 지속하고 있다.
USDC 예치 자산에서 발생하는 이자 수익의 50%는 써클과 코인베이스가 나누며, 특히 USDC가 코인베이스에 보관될 경우 이자 전액은 코인베이스 몫이 된다. 실제로 최근 코인베이스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플랫폼에 예치된 USDC 비중 증가로 인해 상당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또한 써클이 파산할 경우 코인베이스는 써클의 지식재산권(IP)을 일부 소유할 수 있는 권리까지 갖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 정도면 거의 내부 조직 수준”이라며 양사의 밀접한 관계를 강조했다.
리플의 인수 제안… XRP 포함에 써클은 거절
한편 리플은 약 40~50억 달러 규모의 인수 제안을 써클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제안에는 현금 외에 자사가 발행한 암호화폐 XRP가 일부 포함됐다. 그러나 써클은 해당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리플은 2025년 1분기 기준 약 4억5600만 XRP(약 11억7700만 달러)를 유통 중이며, 에스크로 상태로 371억3000만 XRP(약 957억 달러 상당)를 보유하고 있다. XRP가 여전히 규제 이슈에 직면해 있다는 점에서 써클이 리스크를 우려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코인베이스, 현금·시장 접근성에서 우위
코인베이스는 상장 기업으로서 자금 조달 유연성이 뛰어나다. 현재 보유 중인 현금만 8억 달러에 달하며, 주식이나 채권을 활용한 자금 조달도 가능하다. 이에 따라 써클 인수에 필요한 자금을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CEO는 “써클과의 상업적 관계는 IPO 추진 여부와 무관하다”며, “현시점에서 발표할 추가 계획은 없다”고 밝혔지만, 향후 M&A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
양사 모두 공격적 투자 확대 중
최근 코인베이스와 리플은 잇따라 대형 인수에 나서며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다. 리플은 올해 초 크립토 프라임 브로커리지인 히든로드(Hidden Road)를 12억5000만 달러에 인수했고, 코인베이스는 암호화폐 파생상품 거래소 데리빗(Deribit)을 29억 달러에 인수하며 눈길을 끌었다. 양사는 이외에도 아이언피쉬, 스핀들 등 다양한 Web3 프로젝트에 투자하며 블록체인 시장 주도권 다툼을 본격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