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귀금속 시장이 다시 요동치고 있다. 금값이 사상 최고치 수준에서 횡보하는 가운데, 은(Silver)과 백금(Platinum) 가격이 기술적 돌파와 실물 수요 급증에 힘입어 동반 급등세를 나타냈다.
6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아시아 시장에서 은 가격은 온스당 36.06달러를 기록하며 2012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백금도 1,146달러를 돌파하며 10년 만에 고점을 재차 확인했다. 같은 날 뉴욕상업거래소(COMEX)에서는 7월물 은 선물이 35.81달러로 마감됐고, 장중 한때 36.27달러까지 치솟았다.
이같은 가격 급등은 △달러 약세 △글로벌 관세 불확실성 △산업 수요 증가라는 세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인도의 은 수요와 중국의 백금 수요가 견고하게 살아나면서, 귀금속 시장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격히 회복되고 있다.
MKS 팜프의 금속 전략 책임자 니키 쉴스는 “은이 온스당 35달러 이상을 유지한다면, 이는 강력한 전환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며 “대기 중이던 개인 투자자들의 유입이 다시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통적으로 금과 은, 백금은 함께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번 상승장은 각 금속의 산업적 수요 요인이 뚜렷하게 부각되고 있다. 은은 태양광 패널 제조에 필수적인 금속으로, 중국 내 수요가 최근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백금은 자동차 배기가스 정화장치(PGM)로서의 활용도가 높아, 글로벌 자동차 산업 회복과 함께 수요가 증가 중이다.
반면 금은 최근 1년간 40% 이상 오르며 이미 상당 부분 상승을 선반영한 상태다. 이번 주 금 현물가는 온스당 3,358.53달러를 기록하며 소폭 상승(0.2%)했지만, 은과 백금만큼의 탄력은 보여주지 못했다.
ETF 시장의 흐름도 이를 뒷받침한다. 은 ETF는 2월 이후 보유량이 약 8% 증가했으며, 백금 ETF도 5월 중순 이후 3% 넘게 확대됐다. 이는 귀금속 시장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가 점진적으로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미국 고용지표 발표를 앞두고, 예상보다 높은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을 자극하고 있다. 금리 인하는 이자 수익이 없는 귀금속에는 호재로 작용한다.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귀금속 가격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은과 백금의 수요가 둔화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공급 부족이 단기적 이슈에 그칠 경우, 기술적 조정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