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클(Circle)이 자사 스테이블코인 USDC 전용 L1 블록체인 ‘아크(Arc)’를 공개하며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네트워크 경쟁에 본격 뛰어들었다. 이번 출시는 변동성이 큰 기존 암호화폐 대신 USDC를 가스 토큰으로 활용, 예측 가능한 수수료와 기관 친화적 환경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아크는 USDC 네이티브 가스 구조를 도입해 모든 거래 수수료를 USDC로 지불하도록 설계됐다. 이를 통해 기업과 기관은 비용 변동성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규제 준수와 민감 거래를 지원하는 선택적 프라이버시 기능도 제공한다. 또한 ERC-4337 기반 페이마스터(Paymaster) 기능을 도입해, 필요 시 다른 토큰이나 CBDC로도 수수료 지불이 가능하다.
합의 알고리즘으로는 캐나다 인포멀 시스템즈가 개발한 ‘말라카이트(Malachite)’를 적용해 1초 미만의 거래 최종성과 높은 확장성을 보장한다. 아크는 이더리움의 EIP-1559 모델을 개선해 수수료 급등을 막는 안정화 메커니즘도 도입했다.
이번 아크 출시는 테더와의 경쟁 구도를 한층 뚜렷하게 만들었다. 테더가 외부 프로젝트와 협력해 USDT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반면, 서클은 자체 블록체인 구축을 통한 통합 생태계 전략을 선택했다. 테더 방식은 빠른 확장이 강점이지만, 사용자 경험이 분산될 수 있다. 반면 서클은 규제 친화성과 안정적 인프라를 기반으로 성장 속도는 느리더라도 장기적인 신뢰 확보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여기에 Codex, 1Money Network 같은 USDC 특화 네트워크 후보들과의 경쟁도 불가피해졌다. Arc 공개로 서클이 독자 路를 선언하면서, 기존 파트너사와의 관계 재편도 주목된다.
스테이블코인 네트워크 전쟁은 이제 본격적인 2라운드에 접어들었다. 다변화를 택한 테더와 통합 전략을 내세운 서클, 두 모델 중 어느 쪽이 글로벌 결제 인프라의 표준으로 자리 잡을지는 향후 시장의 선택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