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Nextrade)가 K팝 음악 저작권을 기초자산으로 한 증권형 토큰(STO) 거래를 추진한다. 실물자산 중심이던 기존 토큰화 시장을 문화·지식재산권(IP) 영역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로, ‘K-콘텐츠’가 본격적으로 금융시장에 진입하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김학수 넥스트레이드 대표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K-컬처 등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형태의 증권형 토큰을 검토하고 있다”며 “한국거래소(KRX)에 없는 자산을 거래할 수 있는 상품을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디지털 자본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은 결국 실물 가치와 문화적 가치가 융합되는 지점에서 만들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넥스트레이드는 음악 저작권 조각투자 플랫폼 ‘뮤직카우(Musicow)’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금융당국에 STO 예비인가를 신청한 상태다. 인가가 완료되면 투자자들은 K팝 음원 저작권 수익을 일정 비율로 나누는 증권형 토큰 형태로 거래할 수 있게 된다. 즉, ‘내가 좋아하는 K팝 곡의 일부를 소유하는 투자’가 제도권 시장 안에서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히 새로운 투자상품 출현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최근 정부가 디지털증권(STO) 제도화를 추진하며, 실물자산 외에도 콘텐츠·저작권 등 다양한 비금융자산을 포용하려는 기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넥스트레이드가 추진하는 K팝 기반 STO는 이러한 규제 완화 흐름 속에서 문화산업의 자산화를 대표하는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K콘텐츠의 글로벌 영향력을 감안할 때, 향후 이 구조가 해외 시장과 연계될 가능성도 크다. 일본·동남아 등 한류 소비층이 두터운 지역에서 동일한 형태의 저작권형 토큰이 발행될 경우, 글로벌 팬들이 직접 아티스트의 저작권에 투자하는 새로운 ‘팬 기반 자본시장’이 열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넥스트레이드는 향후 음악뿐 아니라 드라마, 웹툰, 영화 등으로 저작권형 STO 영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는 한국이 가진 K-콘텐츠 경쟁력을 토큰화 금융 생태계로 옮겨오는 첫 실험으로, 자본시장과 문화산업 간 경계를 허무는 상징적 시도로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