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뒤 조정 국면에 들어서면서, 올해 공격적으로 비트코인을 매입한 글로벌 기업 상당수가 평가손실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점 부근에서 시장에 들어온 신규 매입 기업들의 회계 부담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러 리서치 자료에 따르면, 조사 대상 기업들 가운데 절반을 웃도는 비율의 기업이 현재 매입가보다 낮은 가격에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때 기업형 비트코인 매입이 주목받았지만, 가격이 조정되자 단기적인 재무적 압력으로 전환되는 모습이다.
최근 한 달 동안 일부 채굴업체와 재무 전략 기업 등이 보유 비트코인 일부를 매도해 리스크를 관리하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여전히 순매수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소수의 비트코인 트레저리 특화 기업이 조정 구간에서도 적극적으로 매입을 지속했기 때문으로, 특정 기업은 최근 한 달 매입량만으로도 전체 순매수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이전 사이클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비트코인을 매입했던 기업들은 안정적인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다. 일부 대형 기술·전기차 기업은 낮은 평단가 덕분에 조정 국면에서도 여전히 상당한 미실현 이익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올해 고점 부근에서 처음 시장에 진입했거나 단기간에 매입을 크게 늘린 신규 기업들은 상황이 다르다. 특히 단 한 번의 매입 이후 추가 매수가 없었던 기업들은 평단가를 낮출 기회를 놓쳐 상대적으로 큰 폭의 평가손실을 떠안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아직 기업 전반의 부실 우려로 이어지는 단계는 아니지만, 고점에서 비트코인을 매입한 기업들이 리스크 관리 체계의 한계를 체감하는 시기”라며 “이사회와 리스크위원회는 ‘장기 상승’에 대한 확신편향에서 벗어나 보다 구조화된 트레저리 전략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올해 초 빠르게 증가했던 기업들의 비트코인 매입 열기는 점차 둔화되는 모습이다. 비트코인 보유 기업 수는 증가했지만, 최근 몇 달간 신규 매입 공시는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 중 상당수는 단 한 차례 매수 후 추가 매입이 없는 일회성 진입 기업으로 분류된다.
전문가들은 “기업 매입이 장기적으로는 비트코인의 구조적 수요를 뒷받침할 수 있지만, 가격 변동성이 확대된 국면에서는 기업별 진입 시점에 따른 성과 격차가 더욱 극명하게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