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USDC 발행사 서클(Circle)이 탈중앙형 상호운용성 네트워크 악셀라(Axelar)의 핵심 기여자인 인터롭랩스(Interop Labs)를 인수한다. 멀티체인 환경이 빠르게 확장되는 가운데, 서클이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를 넘어 블록체인 인프라 기업으로 보폭을 넓히는 행보다.
서클은 인터롭랩스 팀과 해당 조직이 보유한 독점 지적재산권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거래는 2026년 초 마무리될 예정이다. 다만 악셀라 네트워크 자체와 AXL 토큰, 재단 운영은 인수 대상에서 제외되며, 기존과 동일하게 커뮤니티 중심 구조로 유지된다. 인터롭랩스는 체인 간 메시지 전송과 자산 이동을 가능하게 하는 악셀라 네트워크를 설립한 핵심 개발 조직이다.
이번 인수의 핵심은 기술 통합에 있다. 서클은 인터롭랩스의 상호운용성 기술을 자사 멀티체인 블록체인 ‘아크(Arc)’와 교차체인 전송 프로토콜(CCTP)에 결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아크 기반 자산이 다양한 블록체인 환경에서 자연스럽게 이동하도록 하고, 개발자들이 멀티체인 애플리케이션을 보다 쉽게 구축할 수 있는 도구와 플랫폼 역량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인터롭랩스가 담당하던 오픈소스 네트워크 개발 업무는 악셀라의 또 다른 기여 조직인 커먼프리픽스(Common Prefix)가 이어받는다. 네트워크 운영 주체를 분리함으로써 기술적 연속성과 탈중앙성을 동시에 지키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서클은 AXL 토큰이나 악셀라 네트워크에 대한 지배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서클은 현재 시가총액 기준 세계 2위 스테이블코인인 USDC를 발행하고 있다. 전 세계 스테이블코인 시장 규모 약 3100억 달러 가운데 USDC의 점유율은 약 25%에 달한다. 이번 인수는 단순한 결제 수단 제공을 넘어, USDC가 멀티체인 금융과 온체인 애플리케이션의 기본 인프라로 자리 잡겠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이 최근 플랫폼과 개발 도구 영역으로 확장하는 흐름도 이번 거래와 맞닿아 있다. 블록체인 생태계가 단일 체인 중심에서 다중 체인 구조로 전환되면서, 체인 간 경계를 허무는 상호운용성 기술은 선택이 아닌 필수 요소가 되고 있다. 서클의 이번 행보는 멀티체인 시대를 선점하기 위한 인프라 경쟁이 이미 다음 단계로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