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암호화폐 기반 예측 시장이 2025년 들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며 기존 스포츠 베팅 산업에 정면 도전장을 던졌다. 업계에서는 올해 글로벌 예측 시장 거래량이 약 4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전년 대비 약 400% 증가한 수치로, 3,000억 달러 규모의 스포츠 베팅 시장을 본격적으로 위협하는 수준이다.
예측 시장은 특정 사건이 발생할 확률을 가격으로 표현하는 구조다. 참여자들은 ‘발생’과 ‘미발생’ 중 하나에 자금을 투입하고, 시장 가격은 다수의 판단이 반영된 집단 확률로 형성된다. 스포츠 경기 승패에 집중된 기존 베팅과 달리, 예측 시장은 정치 선거, 중앙은행 금리 결정, 비트코인 가격 구간, ETF 승인 여부,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대표적인 플랫폼으로는 탈중앙 예측 시장인 Polymarket가 꼽힌다. 이 플랫폼은 미국 대선 결과, 연준 금리 인하 시점, 주요 가상자산 가격 전망 등에서 여론조사나 전문가 전망보다 높은 적중률을 보이며 존재감을 키웠다. 미국 규제 틀 안에서 운영되는 Kalshi 역시 예측 시장을 제도권 금융에 가까운 구조로 끌어올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장 참가자들이 주목하는 지점은 예측 시장이 단순한 도박을 넘어 정보 인프라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측 시장의 가격은 실제 자금이 걸린 집단 판단이라는 특성상, 설문조사나 단일 전문가 분석보다 왜곡 가능성이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정책 결정, 금융 이벤트, 기술 승인 여부 등에서 예측 시장 가격이 일종의 선행 지표로 활용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 같은 구조는 스포츠 베팅과의 본질적 차이를 만든다. 스포츠 베팅이 엔터테인먼트 중심 산업이라면, 예측 시장은 금융과 정책, 리스크 관리 영역으로 확장 가능한 성격을 지닌다. 일부 트레이딩 기업과 투자자들이 예측 시장 데이터를 참고 지표로 활용하기 시작한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다만 성장의 속도는 규제 환경에 달려 있다. 각국 당국이 예측 시장을 도박으로 볼지, 파생상품 혹은 정보 시장으로 분류할지에 따라 산업의 외연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규제 기준이 명확해질 경우 기관 자금 유입과 기업 활용 사례가 늘어나며, 스포츠 베팅 산업과의 경쟁 구도는 한층 더 뚜렷해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2025년을 예측 시장이 ‘암호화폐 실사용 서비스’ 가운데 가장 빠르게 대중화되는 전환점으로 보고 있다. 경기 결과를 맞히는 산업에서, 미래의 확률을 거래하는 시장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