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에서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보유한 상장사로 알려진 스트래티지가 시장의 냉혹한 평가에 직면했다. 비트코인 보유량은 70만개에 근접했지만, 주가는 고점 대비 절반 수준까지 하락하며 ‘비트코인 신념 투자’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스트래티지는 비트코인을 단순한 투자 자산이 아닌 핵심 재무 전략으로 삼아온 기업이다. 전환사채와 회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대규모로 비트코인 매입에 투입하며, 사실상 비트코인 레버리지 모델을 구축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면 기업 가치 역시 비약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계산이었다.
그러나 최근 시장 흐름은 이 공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가 부근에서 등락을 반복하는 동안 스트래티지 주가는 오히려 가파른 하락세를 기록했다. 비트코인 가격 자체보다도 기업의 부채 구조와 금리 환경이 주가에 더 큰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이다.
문제의 핵심은 레버리지다. 스트래티지는 공격적인 차입을 통해 비트코인을 매입해왔고, 이 과정에서 이자 비용과 만기 부담이 누적됐다. 비트코인 가격이 일정 수준 이상 오르지 않으면 레버리지 효과는 순식간에 역풍으로 바뀐다. 실제로 주가는 비트코인 현물보다 훨씬 큰 변동성을 보이며 하락 폭을 키웠다.
투자 환경 변화도 부담 요인이다. 비트코인 현물 ETF가 본격적으로 자리 잡으면서 투자자들은 주식을 통해 간접적으로 비트코인에 노출될 필요가 줄어들었다. 과거 스트래티지가 제공하던 ‘비트코인 프록시’ 역할은 약화됐고, 주식은 오히려 리스크가 큰 선택지로 인식되고 있다.
그럼에도 스트래티지는 전략을 바꿀 기미가 없다. 창업자이자 회장인 마이클 세일러는 비트코인을 디지털 시대의 최종 가치 저장 수단으로 규정하며 장기 보유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단기 주가 변동보다 비트코인의 장기적 상승 가능성에 베팅하겠다는 입장이다.
시장의 평가는 엇갈린다. 비트코인이 장기적으로 초강세 국면에 진입할 경우 스트래티지는 가장 극적인 수혜 기업이 될 수 있다. 반대로 금리 환경이 예상보다 오래 긴축적으로 유지되거나 비트코인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현재의 전략은 기업 가치에 지속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비트코인 70만개라는 압도적인 보유량에도 주가는 반토막 났다. 스트래티지는 지금, 비트코인에 대한 신념과 상장사로서 감내해야 할 재무 현실 사이에서 가장 날카로운 시험대에 올라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