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경제 수장인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이 가상자산 규제 입법에 반발하는 업계를 향해 강경한 입장을 내놨다. 스테이블코인이 전통 은행 예금을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미 정부와 가상자산 업계 간의 갈등이 스테이블코인의 이자·수익 지급 문제를 둘러싸고 정점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5일(현지시간) 미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베센트 장관은 가상자산 시장 구조를 규율하는 이른바 ‘명확성법(Clarity Act)’의 조속한 통과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포괄적 규제 체계 없이 가상자산 사업을 영위하려는 시도에 강한 반대 입장을 밝히며, 규제를 회피하려는 사업 모델은 미국 금융 시스템과 양립하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번 논쟁의 핵심 쟁점은 스테이블코인의 수익성 부여 여부다. 코인베이스를 비롯한 일부 가상자산 기업들은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을 보유한 이용자에게 이자나 이에 준하는 수익을 제공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베센트 장관은 청문회에서 이러한 구조가 사실상 은행 예금과 동일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그는 스테이블코인이 은행 예금보다 유리한 수익 조건을 제공할 경우, 지역 중소 은행을 중심으로 예금 유출이 가속화되고 금융 시스템 전반에 불안정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이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이자 지급을 제한하려는 미 정부 및 전통 금융권의 기조와 맥을 같이한다.
수개월간 관련 입법 논의를 이어온 마크 워너 민주당 상원의원 역시 최근 논의 과정에서 극심한 피로감을 드러내며, 가상자산 규제를 둘러싼 정치·산업 간 간극이 쉽게 좁혀지지 않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번 청문회는 가상자산의 제도권 편입이 무조건적인 수용이 아니라, 전통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과 예금 기반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허용될 것이라는 미 정부의 원칙을 다시 한 번 분명히 한 계기로 평가된다. 가상자산 업계는 향후 규제 틀 안에서 수익 모델을 조정할지, 혹은 미국 시장 외부로 눈을 돌릴지를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놓이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