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거래 열기가 빠르게 식고 있다. 국내 5대 원화마켓 거래소의 주간 거래대금이 전주 대비 약 16% 감소하며 한 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비트코인이 고점 부근에서 횡보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알트코인 변동성까지 둔화되면서 단기 매매 수요가 급격히 위축되는 분위기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등 국내 5대 거래소의 최근 일주일간 거래대금은 약 16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주 대비 15% 넘게 감소한 규모다. 국내 거래소 주간 거래대금이 이 수준까지 내려온 것은 지난 4월 초 이후 처음이다.
시장에서는 최근 가상자산 가격 흐름이 지나치게 안정화된 점을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비트코인은 글로벌 기관 자금 유입과 현물 ETF 수요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급등락이 줄어들면서 국내 개인 투자자 중심의 단기 트레이딩 수요가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알트코인 시장의 침체가 두드러진다. 과거 국내 거래소 거래량을 견인했던 밈코인과 중소형 알트코인들의 변동성이 줄어들면서 투자자들의 매매 회전율도 크게 낮아졌다. 최근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 지연과 글로벌 거시경제 불확실성도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약화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거래소 점유율 변화도 눈길을 끈다. 업비트는 여전히 60% 이상의 점유율로 압도적 1위를 유지했지만 점유율은 소폭 하락했다. 반면 빗썸은 공격적인 마케팅과 신규 상장 전략 등을 앞세워 점유율을 확대하며 격차를 일부 좁혔다. 코인원과 코빗, 고팍스 역시 소폭 반등했지만 전체 시장 거래 감소 흐름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업계에서는 이번 거래대금 감소가 단순한 일시적 조정이 아니라 국내 가상자산 시장 구조 변화의 신호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과거처럼 높은 변동성과 투기적 거래만으로 시장이 성장하기 어려워진 만큼, 향후에는 스테이블코인·RWA(실물자산 토큰화)·토큰증권(STO) 등 실사용 기반 시장으로 자금 흐름이 이동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는 토큰화 미국 국채와 금 기반 디지털 자산, 스테이블코인 결제 인프라 확대가 새로운 성장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반면 국내 시장은 여전히 현물 거래 중심 구조에 머물러 있어 거래량 감소 국면이 장기화될 경우 거래소들의 수익성 압박도 커질 전망이다.
시장 한 관계자는 “단순 매매 중심의 국내 거래소 모델은 한계에 가까워지고 있다”며 “향후에는 기관 자금과 실물 기반 디지털 자산 유입 여부가 거래소 경쟁력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