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4주차 주간브리핑] 마침내 0.5%p 금리인하…비트코인 10만달러 가나요?

많은 관심을 모았던 9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기준금리 결정은 0.5%p 인하가 맞았습니다. 큰 폭의 금리인하와 더불어 지난 17일에 발표됐던 미국 소비 지표도 예상치보다 양호하게 나타나면서 비트코인은 지난주 약 5000달러 정도 큰 상승을 했습니다.

연준의 이번 금리인하는 지난 2020년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 나온 결정입니다. 코로나가 완전히 바꿔놓았던 경제 구조가 한 차례 큰 물가 상승을 겪은 후 오랜 기간 긴축적 기조를 이어오다 금리인하를 맞게 된만큼 상당히 중요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경제의 흐름이 한 차례 또 변한다는 의미가 될 것이니까요.

먼저 봐야 할 것은 인하 폭입니다. 상당수 경제 전문가들이 0.5%p를 내린 이유를 궁금하게 생각했습니다. 연준은 이에 대해 지난 8월 공개됐던 미국 고용데이터가 대폭 수정됐다는 점을 이유로 꼽았습니다. 미 노동부는 8월 21일 지난 2023년 4월부터 2024년 3월까지 1년간 고용 증가폭이 앞서 공개된 수치 대비 81만8000개 적었다고 발표한 바 있죠. 실제보다 고용시장이 좋은 것처럼 보고됐고, 이미 고용 분야의 퇴행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라고 볼수 있는 만큼, 급작스러운 충격을 방지하기 위한 차원에서 큰 폭의 금리인하가 적당하다는 게 연준의 설명입니다.

세상 일에는 균형이 있죠. 경기 침체 시에는 큰 폭의 금리인하로 대응할 수밖에 없고, 큰 폭의 금리인하는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대신 물가를 높입니다. 그래서 시장은 그동안 연준의 금리인하를 앞두고 경기 침체 가능성과 물가 상승이라는 두 가지 상관 효과에 대해 높은 관심을 기울여 왔습니다.

연준은 이번 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이 두 가지로 인해 경제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상당히 낮다고 강조했습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물가는 더이상 우려 사항이 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동시에 “지금은 경기 침체 상황이 전혀 아니고, 위축되는 고용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힘주어 말했죠. 흥미로운 것은 그의 말을 듣다보면 경기 침체도 아닌데 왜 0.5%p나 금리를 내리는 걸까 하는 의문이 또 자연스럽게 생긴다는 점입니다. 위축되고 있다는 고용 역시 따지고 보면 학자들이 ‘완전 고용 상태’에 가깝다고 하는 수준입니다.

그는 그렇게 금리를 내리면서도 현재 수준의 양적긴축은 계속 유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중립금리가 과거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중립금리란 물가 상승을 촉발하지도, 경기 둔화를 야기하지도 않는 적정한 수준의 금리를 말합니다.

상승으로 방향 잡은 시장…비트코인 가격은?

금리 발표 이후 시장은 혼란스러운 반응을 보였습니다. 일단 금리는 0.5%p 내렸지만, 파월 의장의 설명 중 어느 부분이 실체적 진실인지 분간하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안절부절하던 자산 가격은 중립금리가 과거보다 높아질 것이라는 파월 의장의 말을 결정적 방아쇠로 발표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금리인하를 0.5%p나 내렸음에도 주식 가격은 소폭 하락했고, 채권 금리 역시 하락했다가 제자리로 돌아왔고, 달러인덱스(DXY)도 내려갔다가 제자리로 올라왔죠.

FOMC 하루 뒤인 19일 시장은 큰 폭의 상승을 보이며 방향성을 잡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스탠다드앤푸어스500(S&P500), 나스닥, 비트코인, 이더리움 할 것 없이 대부분의 자산이 큰 상승을 보였죠.

개인적으로는 이 상승의 배경에는 일단 지금의 인하를 즐기자는 심리가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현재 글로벌 유동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은 미국 정부와 연준인데, 연준은 다음 FOMC가 열리는 11월 초까지 지금의 기조를 유지하겠죠. 미국 정부 역시 11월 초 대선을 앞두고 자산시장 가격 상승을 유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기에 일본 중앙은행(BOJ)가 지난 20일 금리 동결을 결정하면서, 미국 금리인하의 유력한 복병으로 꼽혔던 앤캐리 자금의 귀환도 한시름 덜게 됐습니다. 종합적으로 봤을 때, 10월 한 달 동안은 미국의 위험자산 가격 상승을 제어할 만한 뚜렷한 요소가 눈에 띄지 않는 상황입니다.

이럴 때 가장 의외의 광폭 상승을 보여주는 것이 암호화폐군이죠. 일각에서는 벌써 커지는 글로벌 유동성을 근거로 비트코인이 연내 10만달러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지 않느냐는 전망도 나옵니다. ‘비트코인 부자 기업’으로 꼽히는 마이크로스트레티지도 몇 주 만에 회사 주식을 15억달러치 처분해 비트코인을 매수했다고 밝히기도 했죠. 연내 10만달러를 말하기에는 아직 불확실해보이지만, 10월 한 달 만큼은 비트코인을 비롯한 일부 암호화폐 가격에는 상당히 좋은 상승 모멘텀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지난 20일부터 반등하기 시작한 이더(ETH)-비트코인(BTC) 차트도 그런 분위기를 잘 나타내줍니다. 이더-비트코인 차트는 실시간으로 ETH 가격을 BTC 가격으로 나눈 값을 나타낸 것입니다. ETH 대비 BTC 상승폭이 높으면 작아지고, 반대 경우에는 수치가 커지는 특성이 있습니다.

이 수치는 지난 6월 초부터 추세적으로 가파르게 하락해왔으나, 19일을 기점으로 상승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더리움 재단은 올해 들어 1000만달러치 ETH를 매각해 왔습니다. 그만큼 올해 ETH는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 쉽지 않은 자산이었다는 얘기입니다. 이번 금리인하가 그런 시장 흐름을 반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지 주목됩니다.

연준 인사들…의심 많은 시장, 설득할 수 있을까?

아직 시장은 이번 금리인하에 대해 많은 설명을 필요로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주에는 연준 인사들의 연이은 공식 발언들을 좀 주목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23일(월) 밤 9시에 FOMC 위원인 라파엘 보스틱 애틀란타 연은 총재가, 같은 날 11시 15분엔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의 발언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보스틱 총재는 연준의 대표적 ‘매파’, 굴스비 총재는 대표적인 ‘비둘기파’로 유명한데요, 이번 FOMC에서는 금리를 0.5%p 내리는 것으로 의견 일치를 봤죠.

또 다른 매파 인사인 닐 카시카리 미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24일(화), 27일(금) 두 차례에 걸쳐 공식 발언을 합니다. 그리고 26일(목) 밤 10시 20분에는 파월 연준 의장의 연설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고용 및 경기 침체를 가늠해볼 수 있는 지표들도 잇따라 공개됩니다. 26일(목) 밤 9시 30분에 미국 GDP와 신규 실업수당청구건수가 발표되는데, 이중 실업수당청구건수는 고용의 현 상황을 간접적으로 가늠해볼 수 있는 지표라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연준이 자신있다는 물가 관련해 미국 근원 소비자물가지수(PCE) 지표가 27일(금) 밤 9시 30분에 발표될 예정입니다. 그럼 이번주에도 독자분들의 성공적인 투자를 기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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