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가상자산' 트럼프2.0 시대…스테이블코인·디파이 수혜 전망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며 가상자산 규제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정부가 친(親)가상자산 인사인 일론 머스크를 정부 주요 직책에 임명하며 가상자산 친화적 기조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는 분석이다. 미국 기반의 스테이블코인과 탈중앙화금융(DeFi·디파이) 프로젝트 등이 트럼프 정부의 친가상자산 정책의 최대 수혜자로 꼽힌다.

13일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가상자산 친화 정책의 핵심은 금융 규제기관 개편이다. 트럼프는 선거 과정에서 게리 겐슬러 미 증권위원회(SEC) 위원장을 해임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겐슬러는 비트코인(BTC) 외에 대부분의 암호화폐를 증권으로 간주하여 강력한 규제 정책을 펼쳐왔다. 미국 대통령이 SEC 위원장을 해임할 수 있는 권한은 없지만 사임하도록 압박을 하거나 임기가 끝나면 재임명하지 않고 새로운 후보를 지명할 수 있다. 트럼프의 공약대로 가상자산 친화적 인사가 SEC 위원장에 선임될 경우 BTC·이더리움(ETH) 상장지수펀드(ETF) 외에도 솔라나(SOL) ETF 등과 같은 다양한 금융 상품의 상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기대감 나오고 있다.



코인데스크 정책 담당 애널리스트 톰 카레라스는 "SEC의 새 지도부가 트럼프와 같은 친암호화폐 성향을 보일 경우, 솔라나와 같은 프로젝트들은 새로운 기회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솔라나는 빠른 처리 속도와 낮은 수수료를 기반으로 디파이와 대체불가토큰(NFT) 생태계에서 활발히 사용되는 플랫폼이다.

서클(USDC)와 같은 미국 기반의 스테이블코인도 수혜가 예상된다. 트럼프는 선거운동 기간 스테이블코인의 사용 촉진에 방점을 뒀다. USDC가 국경간 결제의 주요 수단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USDC는 트럼프 재임 기간 동안 미국 내 주요 결제 수단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은 미국 내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에게 규제적 명확성을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 명확한 규제 정립을 통해 USDC 등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는 신뢰도를 높이고 금융 기관들과의 협력도 더욱 원활히 진행할 수 있을 전망이다. USDC가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테더(USDT)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가족이 연관된 탈중앙화금융(DeFi·디파이) 프로젝트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트럼프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차남 에릭 트럼프가 지원하는 디파이 프로젝트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LF)'는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금융 결제 혁신을 목표로 한다. WLF는 특히 미국 내외의 결제 시스템을 혁신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어 트럼프 행정부가 내놓을 암호화폐 지원 정책에 대한 직접적인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 미국의 주요 결제 시장에서 디파이 프로젝트가 대중화된다면 이는 가상자산 산업 전반의 성장을 촉진하는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트럼프의 첫 임기 당시 협력관계를 구축했던 경험이 있는 프로젝트도 있다. 이스라엘 기반 블록체인 스타트업 오브스(ORBS)는 지난 2019년 트럼프 행정부와 협력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지역의 경제 지원을 위한 블록체인 솔루션을 개발한 바 있다. 당시 오브스는 트럼프 행정부의 '평화에서 번영으로(Peace to Prosperity)'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중동 지역의 자본 흐름을 추적하고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오브스는 트럼프의 친가상자산 정책으로 디파이가 활성화될 경우 수혜가 예상되는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오브스는 효율적인 디파이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유동성 허브’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유동성 허브’는 자체 유동성이 작은 탈중앙화거래소(DEX)도 유니스왑과 같은 대형 DEX와 경쟁할 수 있도록 해준다. 업계 관계자는 “솔라나 ETF와 트럼프 가족이 지원하는 WFL프로젝트 등으로 디파이 시장에서의 거래량이 증가할 경우 오브스의 유동성 허브 사용처 및 매출이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당선을 정확히 예측하며 주목받은 폴리마켓의 향후 향보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탈중앙화 예측 플랫폼 폴리마켓은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폴리마켓에 대해 "탈중앙화 구조를 통해 단순한 베팅 도구를 넘어 다양한 의견을 데이터로 변환하는 유용한 플랫폼이 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리서치 산업에 대한 규제 완화와 블록체인 기술 도입 촉진을 위한 정책을 펼 경우 폴리마켓은 더 많은 사용자와 자본을 유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향후 정치 이벤트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회경제적 이벤트에 대한 리서치 산업에서 폴리마켓의 역할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정우 기자
woo@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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