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3주차 주간브리핑] 비트코인 연내 10만달러, 가능한 꿈일까요?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 13일(수) 9만3200달러를 넘기며 새로운 고점을 기록했습니다. 지난 11월 5일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당선이 유력해지며 상승을 시작한 이후 약 30% 가량 가격이 오른 셈입니다. 13일 이후에는 신고점을 상단으로 약 10% 범위 안을 오르내리며 숨을 고르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가격 상승의 근원이 어디인지는 폭증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유입량과 거래량이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난주에는 연거푸 기록을 갈아치웠고, 특히 신고점 기록 직전인 11일과 12일에는 이틀 합쳐서 20억달러에 달하는 강한 순유입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지지난주 비트코인 연관 상품으로 19억8000만달러가 유입된 것과 대비, 상당히 증가한 수치입니다.

가파른 상승 중에서도 몇 개의 모멘텀은 있었습니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비트코인 추가 매입입니다. 미국 기업 중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보유한 것으로 잘 알려져있는 마이크로스트레티지는 11일(현지시간) 2만7200개의 비트코인을 약 20억3000만달러에 사들였다고 밝혔습니다.

대통령 뿐만 아니라 미국 상원 의회와 하원 의회도 모두 공화당이 석권한 것도 비트코인 입장에서는 호재였습니다. 사실 미국은 분권화가 잘 되어 있어서 트럼프 대통령 혼자서는 하고싶은 정책을 마음껏 펼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상·하원을 모두 가져온 대통령은 그야말로 무소불위의 권한을 행사할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해 친 비트코인 정치 인사로 유명한 공화당의 신시아 루미스 상원의원이 내놓은 비트코인 예비 법안이 다시 한 번 화제가 됐습니다. 이 법안은 미국 정부가 보유한 비트코인을 팔지 않을뿐만 아니라, 새로운 비트코인 100만개를 새로 매수하게끔 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는 11일(현지시간) 자신의 X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100일 이내에 초당적 지지로 이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가 처음 법안을 내놓을 때만 해도 이를 현실성 있게 보는 이들은 드물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분위기가 약간 달라졌습니다. 미 펜실베니아 주정부도 이번 주, 주 자금의 10%를 비트코인에 할당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좋은 일만 있지는 않았습니다. 특히 14일(현지시간) 있었던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Fed) 의장의 연설은 비트코인 가격 뿐 아니라 미국 주식 가격에도 찬물을 끼얹었습니다. 그는 이날 12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발언을 내놨습니다.

그는 “지금 미국 경기 어느 부분에서도 금리인하를 서둘러야 할 이유를 찾아보기 어렵다”며 “인플레이션도 아직 잡히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9월 FOMC에서 금리를 50bp나 내리며 물가 문제를 다 해결했다고 강조할 때와는 180도 달라진 태도입니다. 12월 FOMC에서 25bp 금리 인하를 반영하고 있던 시장에서는 새로 돌출된 변수에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밈코인, 규제 받았던 코인, 오래된 코인 다 올랐네

파월의 발언으로 비트코인이 주춤하는 사이, 그동안 그 상승 속도를 쫓아가지 못했던 알트코인들이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유명한 밈코인인 도지코인(DOGE)는 지난주 상승에 이어 이번 주에도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예상했던대로 ‘도지코인의 아버지’라 불리는 일론 머스크가 트럼프 정부의 정부효율성부서(D.O.G.E) 공동 리더로 지명됐기 때문입니다. DOGE는 1주 전 대비 65.55%, 1달 전 대비해서는 179.48% 상승했습니다.

트럼프 당선으로 바뀐 분위기가 반영됐던 것일까요. 미국인들에게 익숙한 자산 거래소 로빈후드에서 암호화폐들을 재상장하면서 관련 코인들도 큰 상승을 보였습니다. 솔라나(SOL)는 로빈후드 재상장으로 1주만에 16.85% 올랐습니다. 코인베이스에 상장된 밈코인 페페(PEPE)는 지난주에만 89.90% 상승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신규 밈코인인 액트(ACT)는 바이낸스에 상장되며 1주만에 3210%, 피넛(PNUT)은 1주만에 1340% 올랐습니다.

친 크립토 자산운용사들이 앞다투어 내놓은 연계 상품들도 알트코인 가격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런 상품들은 대부분 주문이 들어오면 실제 암호화폐를 펀드에 보유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누군가 돈을 넣으면, 정해진 비율대로 알트코인들을 매수하게 된다는 얘기입니다.

이번 주에는 앱토스(APT), 수이(SUI) 등이 이런 원리로 가격이 크게 오른 코인들입니다. 특히 SUI는 블랙록 비들(BUIDL) 탑재 블록체인으로도 이름을 올리며 최고점을 다시 한 번 갱신했습니다.

알트코인 규제 관련해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소식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게리 겐슬러 위원장이 공개 연설에서 자진 사퇴 가능성을 언급한 것입니다. 그가 자진 사퇴한다면 SEC가 그동안 진행해왔던 알트코인 관련한 소송들은 상당수 힘이 빠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이번 주에도 알트코인 관련 현물 ETF 승인 신청들은 꾸준히 이어졌습니다. 캐너리 캐피탈은 13일 헤데라(HBAR) 현물 ETF를 신청했습니다. 이 여파로 HBAR 가격은 1주만에 69.62% 상승했습니다.

주말에는 ‘트럼프 정부가 미국에서 발행된 암호화폐에 양도소득세를 면제해줄 수 있다’는 루머가 온라인에 퍼지면서 리플(XRP), 에이다(ADA) 등 관련 코인들의 가격이 급등했습니다. 물론 트럼프 정부가 실제로 이런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점은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지난 13일 기준으로 약 3조1000억달러입니다. 이는 프랑스 GDP와 맞먹는 수준입니다. 이제 본격적인 알트코인 가격 상승이 불붙은 만큼, 앞으로 시총 규모는 어디까지 불어날지 쉽게 예상하기 어렵워 보입니다.

비트코인 상승, 12월 미국 금리 동결 분위기에 힘 빠질까

단기 흐름에서 이번 주는 비트코인 가격에 주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 가격 수준을 지켜준다면 알트코인 가격이 약진할 것이고, 여기서 최고점인 9만3000달러를 한 번 더 뛰어넘어 준다면 연내 10만달러 도달이 현실화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거꾸로 미 연준발 금리 동결 분위기 때문에 비트코인 가격이 내려간다면, 알트코인 역시 전반적인 조정이 불가필할 것입니다. 18일 오전 1시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개당 9만350달러 선을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가장 중요한 일정은 20일(수) 예정된 엔비디아 실적 발표입니다. 엔비디아는 바이든 정부 동안 인공지능 대장주로 군림하며 크게 상승했지만 트럼프 당선 이후 이렇다 할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는 종목입니다. 지난주에는 -4.51% 주가가 하락하기도 했습니다.

엔비디아 실적 발표가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다면 미국 주식시장을 비롯해 글로벌 자산 시장에도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미국 주식에 치중되어 있던 자산들이 상대적으로 최근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암호화폐 시장으로 넘어올 가능성도 있습니다.

미 연준의 12월 선택과 관련해서는 19일(화) 0시로 예정되어 있는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연설이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연준의 대표적인 ‘왕 비둘기(통화 완화론자)’로 꼽히는 굴스비 총재는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금리인하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놔 눈길을 끌었습니다. 파월 의장의 14일 연설 내용과 결이 같은 메시지였기 때문입니다.

그밖에 18일부터 19일 사이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암호화폐나 스테이블코인 규제 관련한 해외 정상들의 발언이 나오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요즘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못지 않게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러시아·중국을 주축으로 하는 국제 협력기구 브릭스(BRICS)에서도 암호화폐와 비트코인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번 주에도 독자 여러분들의 성공적인 투자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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