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폭등하던 비트코인의 상승세가 주춤하자, 가상자산 리플(XRP)이 ‘트럼프 랠리’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17일 오후 5시 기준 비트코인은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에서 1억 2699만 원을 기록했다. 빗썸에선 1억 2709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간 달러로는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 9만 570달러를 나타냈다. 지난 5일 7만 달러선을 밑돌던 비트코인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이후 사상 최고가인 9만 3000달러까지 돌파했던 상승세가 숨 고르기에 돌입한 양상이다.
그러나 같은 시간 리플은 코인마켓캡에서 간밤 30% 이상 치솟아 1.07달러를 기록했다. 일주일간 상승률은 85%에 달한다. 주요 가상자산 중 급등세를 보인 리플 가격은 지난 5일 0.51달러 수준의 ‘동전주’에서 ‘지폐주’로 올라섰다. 리플이 1달러를 넘어선 것은 2021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시가총액 순위에서도 도지코인을 제치고 6위로 이름을 올렸다.
이는 트럼프 당선인이 이번 대선에서 가상자산 규제에 앞장섰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게리 겐슬러 위원장을 해임하겠다고 공약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리플 발행업체 리플랩스는 SEC로부터 제소를 당해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이다. 내년 트럼프 2기 정부가 들어서면 소송 취하나 승소 가능성이 나올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리플랩스는 코인베이스와 함께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인을 후원한 가장 큰손 중 한 곳이다. 가상자산 업계는 이번 대선에서 1억 달러(한화 약 2000억 원)가 넘는 정치 자금을 쏟아부은 대가로 SEC 재편을 꼽고 있다. 리플 최고경영자(CEO)인 브래드 갈링하우스는 비트코인 채굴기업 비트퓨리의 CEO를 지낸 브라이언 브룩스 등을 SEC 위원장으로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갈링하우스 CEO와 트럼프 당선인의 회동설도 시장 최대 관심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