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비트코인 가격은 잠시 9만4000달러와 10만달러 사이를 반복해서 오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9만달러 중반대까지 밀리면 매수세가 나오다가도 10만달러 부근에서는 매수세가 증발하는 양상이었는데요, 아마도 빠른 가격 상승에 대한 피로감과 호재 고갈이 그 이유였던 것 같습니다. 미국 시장이 쉬는 주말 사이에는 거래량은 높지 않지만 한 때 10만3000달러선까지 치고 올라가는 저력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지난주 주간브리핑에서도 짚어드렸지만 가장 큰 이슈가 됐던 사건은 바로 마이크로소프트 주주총회였습니다. 이들은 비트코인을 마이크로소프트의 투자 대상에 넣을 것인지를 놓고 주주총회를 통해 투표를 했는데요. 마이크로소프트의 2대 주주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블랙록인만큼 통과 여부에 큰 기대감이 모아졌지만, 결국 거부됐죠. 이날 비트코인 가격은 크게 밀리며 한 때 9만4000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나중에 알려진 바에 따르면 비트코인 투자 찬성표는 전체의 0.55%에 불과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직 IT 대기업들에게 비트코인 보유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일인 것일까요?.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불발로 끝났지만 아마존 역시 인플레이션 대비책 중 하나로 보유 중인 현금 일부를 비트코인으로 바꿔 보관하는 안을 논의 중입니다.
전환사채를 발행한 돈으로 비트코인을 매수하며 주가를 크게 올린 나스닥 상장사 마이크로스트래티지(MSTR)를 따라하는 회사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MSTR은 지난 10일 “12월 초에 15억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매입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11월 이후 약 150억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매수한 상태이며, 곧 나스닥 100에 진입할 예정입니다.
이번 주에는 비트코인 채굴기업 라이엇 플랫폼이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5억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매수를 실행했습니다. 같은 채굴기업인 마라톤 디지털도 전환사채 발행액으로 비트코인 11억달러치를 매수했다고 밝혔습니다.
비트코인은 12월 들어 9만달러에서 10만3000달러 사이에 새로운 박스권을 형성하는 모습입니다. 이제 막 형성된 새로운 전고점이 10만4000달러인만큼 특별한 호재 없이 단기간 내에 박스권을 쉽게 돌파할 만한 분위기는 아닙니다.
온체인 데이터 분석가들은 박스권 장세의 원인 중 하나로 비트코인 고래 투자자들이 이익실현에 나서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트럼프 당선 이후 지금까지 비트코인 가격이 40% 넘게 상승한만큼, 이익실현 움직임이 있고, 최근 몇 주 사이 1000개 이상의 지갑을 보유한 고래투자자들의 손바뀜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손바뀜이 대략 마무리 되기 전에는 급등세가 나타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10만달러 안착 여부를 놓고 잠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전문 리서치들이 바라보는 비트코인 가격의 미래는 여전히 밝습니다. 암호화폐 자산운용사 반에크는 내년 비트코인 가격이 18만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더리움(ETH)의 경우에는 60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비트와이즈 역시 2025년 말 비트코인 가격이 20만달러에 도달할 것이며, 이더리움과 솔라나(SOL) 역시 가볍게 사상 최고가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내년에도 여전히 다른 알트코인 대비 비트코인의 약진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시각이 눈에 띕니다.
블랙록은 최근 투자 보고서에서 주식60%, 채권40%로 구성된 포트폴리오에 비트코인을 2% 가량 편입할 것을 적극 추천했습니다. 소량 포함된 비트코인이 각종 리스크를 헷지하고 전체 수익률을 높여주는데 적당하다는 내용입니다.
골드만삭스 CEO는 지난 11일 글로벌 뉴스 통신사인 로이터가 주최한 컨퍼런스에서 기업이나 금융사가 비트코인, 이더리움을 비롯한 적극적으로 암호화폐 매수를 하기 위해서는 보다 명확한 미국 정부의 규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귀띔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현재 암호화폐를 직접 보유하고 있지 않습니다. 3분기 말 기준으로 7억1800만달러 상당의 비트코인 현물 ETF만을 보유 중입니다.
슬금슬금 오르는 물가…내년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은?
이번주 19일(목) 새벽에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사실 어느정도 방향은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16일 시카고상업거래소(CME) 그룹이 제공하는 연준 금리 결정 예상 사이트인 페드워치(FedWatch) 자료에 따르면 연준이 25bp 금리인하에 나설 확률이 약 96%에 달하고 있습니다.
보통 이런 경우에는 이번 FOMC 결과는 이미 자산 가격에 선반영되어 있습니다. 금리 발표와 함께 나올 점도표에서 연준이 내년의 통화 정책 방향을 어떻게 짜고 있는지, 공식 발표 이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어떤 말을 하는지 등등이 더욱 중요한 내용이 될 것입니다.
FOMC 다음날인 20일 나오는 미국 개인소비지출물가지수(PCE)도 중요합니다. 최근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다시 오름세로 추세를 전환하려고 하는 참이기 때문입니다. 연준이 참고하는 물가인 PCE마저 재상승의 움직임을 보인다면, 연준은 내년 초에는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추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암호화폐 시장의 연말 분위기를 망치는 내용이 되겠지요. 그럼 이번주도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투자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