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8만6천 달러선 붕괴…거시 압력과 DeFi 해킹 충격의 중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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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이 1일 새벽 8만6,310달러까지 급락하며 8만6천 달러선이 무너졌다. 최근 수주간 지속된 조정 국면에서 연파이낸스(Yearn Finance)의 핵심 유동성 풀인 yETH 풀 해킹 사건이 겹치면서 투자자 심리는 빠르게 ‘리스크 오프(Risk-off)’로 전환됐다.

이날 하락은 거시경제 뉴스에 반응한 단순 방향성 매도가 아니라 레버리지 포지션 해소와 청산 구조에 따른 시장 충격에 가까웠다. 미국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연준(Fed)의 12월 25bp 금리 인하 가능성이 85~87%까지 확대됐으나, 이러한 기대감은 9~10월 랠리에서 이미 가격에 선제 반영된 상태였다. 때문에 정책 기대만으로는 매수 모멘텀을 되살리기 어려운 장세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급락 속도는 시장을 더 당황하게 했다. 11월 30일 저녁 7시경 9만1,300달러에 거래되던 BTC는 약 3~4시간 만에 8만7,000달러선 부근까지 밀렸고, 그 사이 시장 전체 시가총액도 급격히 축소됐다. 주요 지수 기준 4시간 동안 시장 시가총액이 약 4.5%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약 1,440억 달러 규모의 자본 감소를 시총 낙폭 기반으로 환산한 거시 추정치다.

같은 시각 주요 자산도 일제히 조정을 맞았다. ETH 2,827달러(-5.36%), XRP 2.05달러(-6.39%), SOL 126달러(-6.41%) 수준까지 하락했다.

시장 흔들림을 증폭시킨 건 CEX와 DeFi에서 동시에 터진 보안 리스크의 겹침이었다. 공격자는 yETH 풀 토큰을 탈취한 뒤, 탈취 자산 중 1,000 ETH(수백만 달러 상당 추정)를 토네이도캐시(Tornado Cash)로 전송했다. 이 사건은 중앙화 거래소(CEX)의 리스크와 DeFi의 취약성이 동시에 투자 심리에 작동한 드문 ‘위험 중첩 장세’라는 점에서 특히 주목받았다.

업계는 Yearn Finance가 Aave, Curve, Compound 등 주요 유동성 풀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수익률 애그리게이터(Yield Aggregator)라는 특성을 지목한다. 구조적으로 광범위한 예치 자산과 유동성을 공유하는 만큼, 해킹 노출은 가격 움직임보다 출금·언스테이킹을 먼저 자극하며 자금 회수 공포를 확산시켰다는 해석이다.

BTC의 향후 분기점도 기술적 가격 방어선 기준으로 재조정되고 있다. 1차 주요 가격 지지선은 8만7,000달러, 이후 8만400달러, 추가 조정이 이어질 경우 7만5,000달러 부근이 시장 충격 완화 및 유동성 재흡수 지점으로 거론된다.

2025년 가상자산 시장은 더 이상 중앙은행의 금리 전망이나 정책 발언만으로 방향이 정해지지 않는다. 투자자들이 지금 주목하는 건 정책 신호의 세기보다 실제 자금 유입 속도, 레버리지 청산 이후 유동성 재유입 타이밍, 그리고 매수 자금이 가격 형성에 얼마나 즉각적으로 연결되는가다. 시장의 주도권은 이미 ‘말의 기대’에서 ‘자금과 가격의 일치 타이밍’으로 넘어갔다.

이번 급락이 비트코인의 장기 상승 구조가 훼손됐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시장이 반등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미리 예고된 유동성이 아니라 지금 실제로 들어오는 유동성이다. 결국 반등의 촉매는 금리 인하 확률의 숫자가 아니라 매수 자금이 가격을 실시간으로 밀어 올릴 준비가 되어 있는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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