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물 금을 블록체인 위로 옮긴 ‘토큰화된 금(Tokenized Gold)’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기준 토큰화된 금의 전체 시가총액은 42억 달러를 돌파했으며, 불과 6개월 만에 147% 급증했다. 전통 안전자산인 금이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도 핵심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 구조는 사실상 양강 체제다.
Tether의 금 연동 토큰 XAUT와 Paxos가 발행한 PAXG가 전체 시장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다. 토큰화된 금이라는 새로운 자산군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신뢰도와 유동성을 앞세운 선두 프로젝트로 자금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XAUT와 PAXG는 모두 실물 금 1트로이온스를 토큰 1개로 1대1 연동하는 구조다. 금은 런던 금 시장 협회(LBMA) 기준을 충족하는 전문 수탁기관에 보관되며, 투자자는 블록체인 지갑을 통해 금을 직접 보유하고 이전할 수 있다. 금 ETF와 달리 24시간 거래가 가능하고, 소액 단위 분할 거래와 국경 간 이전이 자유롭다는 점이 차별화 요소로 꼽힌다.
이번 급성장은 단순한 디지털 자산 유행으로만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중앙은행의 금 매입 확대,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 달러 가치 변동성에 대한 헤지 수요가 맞물리면서 금 자체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그 흐름이 블록체인 기반 상품으로까지 확장됐다는 해석이다. 특히 스테이블코인과 디파이(DeFi) 생태계에서 담보 자산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은 토큰화된 금의 전략적 가치를 한층 끌어올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으로 불리는 반면, 토큰화된 금은 실물 금을 그대로 온체인으로 옮긴 자산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가격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낮고, 실물 자산에 대한 권리가 명확하다는 점에서 기관과 보수적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다.
토큰화된 금의 시가총액 급증은 실물자산 토큰화(RWA)가 더 이상 실험 단계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금을 시작으로 채권, 원자재, 부동산까지 확산되는 RWA 흐름 속에서, 토큰화된 금은 디지털 금융과 전통 자산을 잇는 가장 현실적인 교두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