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다드차타드, 예금을 블록체인으로 옮겼다

글로벌 은행 스탠다드차타드가 블록체인 기반 토큰화 예금(tokenized deposit) 솔루션을 출시하며 디지털 금융 인프라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한 실험 단계가 아닌, 실제 기업 금융 결제에 적용되는 상용 모델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솔루션은 앤트 인터내셔널과의 협력을 통해 앤트의 블록체인 플랫폼 ‘웨일(Whale)’에 구현됐다. 이를 통해 기업 고객은 홍콩달러(HKD), 중국 위안화(CNY), 미국 달러(USD)를 실시간으로 이체할 수 있다. 기존 국제 송금 과정에서 불가피했던 중개은행 개입과 정산 지연을 크게 줄였다는 점이 핵심이다.

이번 출시는 홍콩 통화청이 추진 중인 프로젝트 앙상블의 일환이다. 프로젝트 앙상블은 은행 예금과 채권, 펀드 등 전통 금융자산을 블록체인 기반으로 토큰화해 홍콩을 아시아 토큰화 금융 허브로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스탠다드차타드의 사례는 해당 프로젝트에서 실제 금융기관이 상용 서비스를 선보인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토큰화 예금은 스테이블코인과 구조적으로 다르다. 은행 예금을 1대1로 디지털화해 온체인에서 이동시키는 방식으로, 기존 금융 규제 틀 안에서 운용된다. 이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신용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도 블록체인의 실시간 결제와 자동화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특히 대규모 자금을 운용하는 다국적 기업이나 글로벌 무역 기업에 적합한 구조라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례를 계기로 글로벌 은행권의 ‘예금 온체인화’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JP모건과 HSBC 등 주요 은행들이 디지털 예금과 예금 토큰 실험에 나선 가운데, 스탠다드차타드가 아시아 시장에서 상용 모델을 내놓으며 한발 앞서 나갔다는 분석이다.

블록체인이 더 이상 암호화폐 거래에만 머무르지 않고, 은행 예금이라는 금융의 핵심 영역으로 깊숙이 들어오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출시는 상징성이 크다. 토큰화 예금은 스테이블코인과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사이에서 현실적인 대안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통 금융과 디지털 자산 인프라가 본격적으로 결합하는 전환점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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