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력난 해법은 '퇴역 원자로'? 美, 군용 원전 재활용 실험 돌입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급등하는 가운데, 미국 텍사스의 한 에너지 개발업체가 기존 퇴역한 미 해군 원자력 추진체를 재활용해 전력 공급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독특한 계획을 내놨다. 민간 데이터 인프라에 고성능, 24시간 전력 공급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접근이 새로운 해결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계획은 HGP 인텔리전트 에너지(HGP Intelligent Energy)가 주도하고 있으며, 해당 기업은 미국 에너지부에 제출한 신청서를 통해 '코어헬드 프로젝트(CoreHeld Project)'라는 이름으로 정부의 에너지 금융 프로그램 하에서 대출 보증을 요청했다. 구체적으로는 테네시주에 위치한 오크리지 국립연구소 인근 부지에 퇴역한 해군 원자로 두 기를 설치해 대규모 데이터센터 전력원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HGP가 활용하려는 원자로는 수십 년간 미 해군 항공모함과 잠수함에 동력원을 제공해온 가압수형 원자로다. 웨스팅하우스(Westinghouse), 제너럴 일렉트릭(GE) 등이 제조한 이들 설비는 장기간 운용성과 안전성이 입증됐으며, 고도로 밀봉된 구조로 제작되어 관리 효율도 높다. 이번 프로젝트가 실현될 경우 각각 450메가와트, 520메가와트의 기저 부하 전력을 공급할 수 있어 가중되는 AI 학습 및 추론 작업의 전력 수요를 안정적으로 감당할 수 있다.

예상 투자액은 총 18억~21억 달러(약 2조 5,920억~3조 240억 원) 수준으로, 메가와트당 약 100만~400만 달러가 투입될 전망이다. 이는 신형 원전이나 소형 모듈 원자로(SMR)를 신규 건설하는 것보다 비용 경쟁력이 높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해당 계획의 현실화에는 관련 규제 허들이 남아 있다. 군용 원자로는 일반적으로 고농축 연료를 사용하고, 현행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민간 허가 체계와 맞지 않는 면이 있어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HGP 최고경영자 그레고리 포레로(Gregory Forero)는 “우리는 이 프로젝트를 안전하게, 그리고 대규모로 실행할 수 있는 전문성을 확보했고 이미 투자자 및 협력사와의 기반도 마련돼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실제로 최근 들어 미국 전력망이 AI 연산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가운데, 클라우드 기업과 인프라 운영사들은 항시 가동 가능한 탄소중립 에너지로서 원자력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특히 기후변화 대응과 전력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편, 투자 시장에서도 이 같은 트렌드를 반영하는 움직임들이 가시화되고 있다. 미니 원자로를 개발 중인 엑스에너지(X-energy)는 11월 중 7억 달러(약 1조 800억 원)를, 이동·대량생산 가능한 마이크로 원자로를 선보인 라디언트 인더스트리(Radiant Industries)는 이달 들어 3억 달러(약 4,320억 원) 이상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처럼 AI 인프라 전력의 미래가 원자력과 접점을 넓혀가고 있는 흐름은 향후 규제와 기술, 금융이 어떻게 삼위일체로 맞물리느냐에 따라 결정적인 분수령을 맞이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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