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이 새해 첫날부터 은(銀)에 대한 수출 통제에 나서며 글로벌 원자재 시장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미·중 갈등 국면에서 희토류를 외교·통상 지렛대로 활용해왔던 중국이 이번에는 은을 전략 자원으로 격상시키며 협상력을 강화하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CNBC 등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이날부터 은과 함께 텅스텐, 안티몬에 대한 수출 통제를 공식 시행했다.
새 규제의 핵심은 은 수출 방식의 전면적인 강화다. 기존 할당제에서 벗어나 수출 건별로 정부 심사를 받도록 제도를 바꿨고, 수출 기업 자격 요건도 대폭 높였다. 연간 80톤 이상(서부 지역은 40톤 이상)을 생산해야 하며, 최근 3년간 연속적인 수출 실적이 있어야만 심사 신청이 가능하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가 단순한 행정 규제를 넘어선 구조적 변화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텅스텐과 안티몬은 이미 중국이 관리해온 전략 광물이지만, 은은 그동안 일반 광물로 분류돼 왔다. 이번 수출 통제를 계기로 은이 사실상 국가 전략 자원 목록에 편입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희토류와 유사한 관리 체계가 은에도 적용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은은 안전자산이면서 동시에 태양광 패널, 반도체, 전기차 등 첨단 산업에 필수적인 핵심 소재다. 지난해 은 가격은 160% 넘게 급등해 같은 기간 약 60% 상승한 금을 크게 웃돌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멕시코에 이어 세계 2위 은 생산국인 중국이 수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글로벌 공급 불안은 한층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를 두고 중국이 전략 광물의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하며 원자재를 외교·통상 카드로 활용하는 장기 전략의 일환이라고 분석한다. 희토류에 이어 은까지 통제 대상에 포함되면서, 글로벌 산업 공급망 전반이 중국의 정책 변화에 더욱 민감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결국 은은 더 이상 단순한 귀금속이 아닌, 지정학과 산업 전략이 교차하는 ‘전략 자산’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번 중국의 결정이 글로벌 은 가격과 관련 산업 전반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