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비트코인 보안의 구조적 한계를 짚으며 양자컴퓨터 시대에 대비한 근본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코인베이스는 현재 유통 중인 전체 비트코인의 약 33%가 향후 양자컴퓨터 기술이 성숙할 경우 해킹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코인베이스는 위험의 핵심을 ‘공개키 노출’에서 찾았다. 비트코인은 타원곡선 암호(ECDSA)를 기반으로 개인키와 공개키를 생성하는데, 한 번이라도 출금이 발생한 주소는 공개키가 블록체인에 기록된다. 양자컴퓨터가 상용화 수준에 도달하면 쇼어 알고리즘을 활용해 공개키로부터 개인키를 역산할 수 있고, 이 경우 해당 주소에 보관된 비트코인은 사실상 무방비 상태에 놓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로서는 즉각적인 위협은 아니라는 점도 함께 언급됐다. 실질적인 대규모 양자 공격을 수행할 수 있는 컴퓨팅 성능은 아직 현실화되지 않았다. 다만 문제는 시간이다.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보안성과 탈중앙성을 중시하는 구조상 합의 변경에 긴 시간이 필요하다. 위협이 가시화된 이후 대응에 나설 경우, 네트워크 전반에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코인베이스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코인베이스는 포스트-양자(Post-Quantum) 암호 체계로의 단계적 전환 논의를 공개적으로 제기했다. 양자 공격에 내성을 갖춘 새로운 서명 알고리즘 도입, 양자 안전 주소로 자산을 이전할 수 있는 프로토콜 업그레이드, 장기간 사용되지 않은 주소에 대한 사회적 합의 기반 보호 장치 등이 주요 시나리오로 거론된다. 이는 단순한 기술 업데이트가 아니라, 비트코인 커뮤니티 전체의 거버넌스와 철학이 시험대에 오르는 사안이다.
이번 분석은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으로서 장기 신뢰 자산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어떤 과제를 안고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양자컴퓨터는 아직 미래의 기술이지만, 대비 여부에 따라 미래의 위협이 될 수도, 극복 가능한 변수로 남을 수도 있다. 코인베이스의 경고는 비트코인 생태계에 던지는 신호다. 위협은 아직 오지 않았지만, 준비는 지금부터 시작돼야 한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