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이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전략 자산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K팝·K웹툰 등 한류 콘텐츠를 중심으로 글로벌 결제 수단으로 활용해, 미국 달러 중심의 디지털 금융 질서에 대응하겠다는 구상이다.
21일 국회에서 열린 ‘원화 스테이블코인 vs 달러 스테이블코인’ 정책토론회에서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글로벌 금융 패러다임이 전환점에 도달했다”며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한 결제를 넘어 통화 주권 확보의 전략 자산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BTS 굿즈 결제부터 시작해 금융 영토 넓혀야"
이종섭 서울대 교수는 “프랑스나 스웨덴의 청소년이 BTS 굿즈를 원화 스테이블코인으로 결제한다면, 이는 단순한 구매를 넘어 최초의 글로벌 디지털 금융 진입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민 의원 역시 “한류 콘텐츠의 강점을 바탕으로 동남아 등 신흥시장에 원화 결제 생태계를 정착시키면 달러 중심의 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역할을 확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민간 중심 생태계 필요…"은행 독점 안돼"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주체를 금융권으로만 한정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윤민섭 디지털소비자연구원 박사는 “은행만 발행하도록 하면 테더처럼 단순 환전 수단으로만 쓰이게 될 것”이라며, “IT 기업이나 디지털자산 사업자가 단독 또는 컨소시엄 형태로 발행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종섭 교수도 “CBDC는 민간 혁신을 담기 어렵고 확장성도 낮다”며 “리테일용 민간 스테이블코인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류+디지털 자산 = 새로운 금융 주권 모델”
민 의원은 “카카오톡, 네이버 같은 플랫폼과 결합해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확산시키면 글로벌 금융 확장성이 크게 강화될 것”이라며 “한류와 금융의 융합이 달러 패권에 대응할 수 있는 핵심 전략”이라고 밝혔다.
그는 과거 테라·루나 사태를 언급하며 “신뢰가 무너진 지금이야말로 법제도 기반 위에 기술을 결합해 제대로 된 스테이블코인을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디지털자산기본법 발의 예고…100% 준비자산 요건 포함
민 의원은 조만간 디지털자산기본법을 대표 발의할 예정이다. 해당 법안은 스테이블코인 발행 시 100% 준비자산 확보를 의무화하고, 준비금 관리와 상환의무 등 핵심 사항만 규제하는 유연한 구조를 담고 있다.
윤 박사는 “법안 통과까지 최소 6개월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금융혁신지원법상 혁신금융으로 우선 추진해 내년 상반기 첫 발행이 가능하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이 기회…원화 스테이블코인으로 글로벌 질서 재편"
“지금까지 달러 패권에 성공적으로 도전한 스테이블코인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기술력과 한류라는 소프트파워를 가지고 있습니다.”
민 의원은 “이제는 글로벌 금융 질서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시대를 넘어, 능동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전환점에 와 있다”며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